[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미국 노동조합의 요람이랄 수 있는 미시간주에서 노동조합 가입 의무화를 제한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른바 근로권법(Right-to-work).
1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하원은 이 근로권법을 찬성 58표, 반대 51표로 가결했다.

이는 `일자리 창출`이 빅 이슈였던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논쟁거리였다.
공화당 대선 후보 밋 롬니는 근로권법 통과를 강력하게 약속했다. 그리고 미국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은 것은 노조원들에 대한 임금이 높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즉 노조가 잇속을 챙기려고만 들어서 그렇다는 얘기다.
노동운동가 출신이자 노조가 지지하는 민주당 후보였던 오바마 대통령은 반대 입장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시간주 레드포드시에 있는 다임러 공장에서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높이고 근로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협상할 권리를 빼앗는 일을 해선 안된다"며 "노동권 법은 경제와 무관한 정치적인 것이며 이는 더 낮은 임금으로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다수인 미시간주에서 지난주 상원이, 11일엔 하원이 이 법안을 통과시켰고 릭 스나이더 주지사가 예정대로 12일 안에 서명을 하면 미시간주는 미국 내에서 24번째로 근로권법을 시행하는 주가 된다.
노조 입장에선 `하필이면`이란 말이 나오게 생겼다. 미국 자동차 및 철강 산업의 근거지인 미시간주는 지난 수십년 동안 미 노동계 역사를 써온 노조의 인큐베이터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또 이에 앞서 위스컨신주와 인디애나주에서도 근로권법이 통과된 바 있어 미국의 주요 산업벨트인 중서부 지역에서 노조의 힘이 크게 약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흐름이 원래부터 노조가 약했던 남부까지 확산될 수도 있어 보인다.
게다가 최근 들어 노조의 힘은 많이 약해지고 있는 참이다. 1950년대만 해도 미국 민간기업 종사자의 3분의 1은 노조원이었지만 최근엔 6%대까지 떨어졌다. 미시간주 역시 마찬가지로 노조가입률은 17.5%에 불과하다. 미시간주보다 노조가입률이 높은 주는 뉴욕주와 알라스카주 하와이주, 워싱턴주 네 곳이다.
대공황 시절이던 1932년 디어본 소재 포드 공장에서 시위 끝에 창설된 전미자동차노조(UAW)는 강성 노조로 유명하다. 4년 전 이른바 자동차 빅3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을 때 UAW에게 비난의 화살이 꽂혔다. 복리후생이나 노동조건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귀족노조들이 회사와 산업계를 망쳤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빅3가 회생할 수 있도록 도운 것도 UAW였단 얘기도 나온다. 정부도 서둘러 공적자금 투입 등에 나서긴 했지만 UAW가 임금동결이나 퇴직자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삭감 등을 합의해 회사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이날 근로권법 통과를 반대하는 1만2000여명의 사람들이 미시간주 하원을 둘러싸고 시위를 펼쳤다. 트럭운전사 노조 대표인 제임스 호파는 "근로권법은 부끄럽고 분열을 조장하는 법"이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미시간주 유권자들에게 왜 이런 파괴적인 법을 지지함으로써 부자들의 편에 섰는지를 설명해야만 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외쳤다.
한 민주당원은 "근로권법은 수십년 전 노조의 탄생 과정을 둘러싸고 생겼던 대립을 다시 불러올 것"이라면서 "당장 많은 노동자들이 노조 조합비를 내지 않겠다고 주장할 경우 분쟁이 일어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했다.
반면 공화당쪽에선 "근로권법은 노조 무력화가 목적이 아니라 노동자의 선택권에 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공화당원은 "이번 법안 통과는 노조에 보내는 엄한 사랑(Tough Love: 상대를 생각해서 엄격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다"라고 비유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