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강도 높은 규제로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시장 위축 상황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아직은 시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시기가 아니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학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3차에 걸친 ELW 규제는 시장 과열로 인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이를 막고자 취해진 조치"라며 "시장이 위축되긴 했지만 적어도 과열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발생하는 것 보다는 현재 상황이 더 낫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유정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사무관도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으나, ELW 규제 제도 개선에 대해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0년 투자자 교육 이수 의무화에 이어 지난해 기본 예탁금 제도를 도입해 시장 과열을 방지하고자 했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규제 방안이 별 효과가 없자 지난 3월 제3차 건전화 방안을 시행,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을 제한시킨 바 있다.
LP의 호가 제출 제한으로 ELW 시장은 거래대금은 규제 시행 전의 10분의 1 이하로 크게 줄었다.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LP 호가 제한 제도 시행 후 하루 거래대금이 1000억원 안팎을 기록하며, 제도 시행 전 하루 거래대금 1조~2조원에 비해 채 5~10%가 될까말까한 수준이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파생상품실장은 "규제가 너무 심한 감이 있다"며 "하루 거래대금이 3차 규제 이후, 종전 최대치 대비 20분의 1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에선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며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에 대한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성수연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ELW시장이 과거에는 홍콩과 비등할 정도로 거래가 많았다"며 "LP 규제로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ELW 시장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와 LP가 모두 무너졌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이어 "규제 시행 당시 시장 상황을 봤을 때, 일정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던 당국의 입장은 이해한다"면서도 "이제 어느 정도 시장 과열·혼탁 억제 효과를 본 만큼 조금씩 열어 주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시장 위축과 더불어 규제로 인해 오히려 음성적 시장이 커질 수 있는 가능성도 적지 않은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
고빈도매매 투자자(High Frequency) 등이 시장의 빈 틈을 노리고 들어와서 시장을 오도하기도 하고, 또 실제로 그런 모습들이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중흥 금융투자협회 파생상품지원부 과장은 "시장이 많이 어려워지면서 비제도권으로, 이른바 풍선 효과가 있을 수 있어 걱정"이라며 "이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투자자를 비롯, 시장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그 같은 현상은 인지하고 있지만,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김 과장은 "비제도권 문제가 없다고 할 순 없다"며 "다만, 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