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펀드매니저들이 삼성전자로 인해 속앓이 하고 있다. 이미 펀드의 상당부분을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어 더 사려니 부담스럽고, 사지 않으려니 삼성전자의 기세가 무섭기 때문이다.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들은 대부분 삼성전자를 15% 이상 펀드에 넣고 있다. 삼성전자 한 종목으로 30%까지 살 수 있는 IT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나 삼성그룹주 펀드는 거의 한도까지 사놓은 상태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결과 지난 8월말 현재 국내 주식형펀드 690개 중 삼성전자 비중이 20% 이상인 펀드가 25.6%인 177개였다. 삼성전자 비중이 15% 이상인 펀드는 548개로 79.4%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이후 5거래일 연속 가파르게 상승해 사상 최고가를 144만원대로 높였고,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도 18.93%까지 늘었다. 코스피200내 삼성전자의 비중은 한때 26%까지 높아지기도 했다.
이 결과 삼성전자의 최근 상승으로 인해 주식형펀드의 펀드의 성과도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비중이 너무 커져 위험에 노출되는 점은 곤혹스러운 일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도 남아있다.
A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안정적이고, 성장성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전제한 후 "삼성전자 주가가 200만원까지 계속 올라갈 수 있다고 판단하면 더 사야겠지만 150만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더 늘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시장 비중만큼 채워놨다는 B자산운용사의 CIO(운용책임자)는 "삼성전자가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해도 20% 이상 담는 것은 위험 분산 차원으로 봤을 때 좋지 않다"며 "다만 펀드수익률이 좋지 않았을 때 삼성전자를 많이 담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고객으로부터 받는 평가가 다르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를 덜 갖고 있어 시장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에 대한 압박이 심하다는 얘기다.
이 CIO는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내려면 지금은 저평가돼 있지만 6개월 이후에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종목을 찾아야한다"며 "그렇지만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시장을 이기는 게 목적이므로 일단 삼성전자를 채울 수 있는 만큼 채우는 게 맞다"며 "이후 삼성전자가 떨어질 때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