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국내 IT벤처의 상징적 인물인 이해진 NHN 의장의 위기론이 업계 전반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NHN 창업자로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겸하고 있는 이해진 의장은 연초부터 위기론을 펼치며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일찍이 위기의식을 감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한 NHN은 그나마 선방하고 있으나 적잖은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1일 IT벤처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위기론을 설파한 이해진 의장의 예언이 포털과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적중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경영 환경이다. 포털과 게임업계의 성장 토양 역할을 했던 PC시대가 주춤 거리고 모바일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일 신사업을 발표한 카카오톡 발(發) 지각변동 가능성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국내 IT벤처의 대표격인 NHN과 엔씨소프트는 몸집을 슬림화하는 작업을 끝냈고 다른 IT벤처기업들도 구조조정등 생존을 위한 처방에 나서고 있다. 또 모바일시장을 겨냥한 사업조직을 강화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며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이해진 의장의 위기론은 올해 들어서 시작됐다. 이 의장이 PC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하는 환경을 감지한 것이다. 태생적인 배경이 PC기반인 NHN 입장에서 지금까지 그 어떤 이슈 보다도 엄청난 변화이다. 자칫 지금까지 쌓아온 NHN의 입지를 한순간에 뒤흔들 수 있는 요인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듯 이 의장은 연초부터 임직원을 강하게 몰아부쳤다.
급기야 지난 4월 사내강연에서 이 의장은 "우리는 대기업이 아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임직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후 NHN은 구조조정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사업구조도 대폭 손을 봤다. 특히 게임사업부문과 포털사업부문을 모바일시장에 맞춰 사업조직을 다시 꾸렸다.
현재까지는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되고 있다. 모바일 게임사업부문은 그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나 나머지 모바일 사업부문은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도 선제적으로 대응한 케이스다. 지난 2/4분기 6년여만에 분기적자를 낸 엔씨소프트는 수백명의 인력조직을 내보내는 대수술을 진행했다.
엔씨소프트 고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다른 기업보다는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이직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SK컴즈도 최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는 규모는 200~300여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다만 3/4분기 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 현재까지 구조조정 얘기는 전해지고 있지 않다.
포털과 게임업계에 또 다른 복병은 카카오의 카카오톡이다.
전일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내년 신사업에 디지털 콘텐츠 장터인 '카카오페이지'를 본격 가동키로 했다. 이 서비스는 기존 포털에서 제공되는 것과 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포털과 경쟁이 불가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기존 포털에서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카카오페이지'는 유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이러한 IT벤처업계의 현상을 전문가들은 과도기의 과정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한 전문가는 "포털이나 게임업계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등 모바일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예전만큼 PC성장율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중 포털은 경기침체 영향까지 겹치면서 고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포털과 게임업계가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모바일과 글로벌시장에서 적극적인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