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부동산 버블 붕괴로 생사의 기로에 놓인 스페인 은행권이 새로운 복병을 만났다.
다름 아닌 자살이 은행권 정상화를 가로막는 난관으로 등장한 것.
주택 대출금이 연체된 데 따라 거주지가 압류되면서 갈 곳을 잃은 서민들이 연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스페인의 새로운 사회문제로 불거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금융권 자산건전성 회복과 함께 사회 안정을 함께 챙겨야 하는 정부는 15일(현지시간) 은행권에 앞으로 2년간 압류를 중단하도록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이 규정은 월 소득이 1597유로(2041달러)를 밑도는 가계에 적용된다.
문제는 이 때문에 은행권 구제금융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유로존 정책자들이 은행권 지원을 기피할 수도 있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번드 볼크 채권 헤드는 “대출금 연체자의 주택 압류 중단은 극단적인 경우로 제한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 누구나 압류를 피할 요건을 찾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출금 상환을 중단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5년 전 주택버블이 무너지기 시작한 이후 스페인의 압류 주택은 40만 건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금융권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자 스페인 정부는 유로존으로부터 10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 받았고, 은행 정상화를 신속하게 이뤄낼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하지만 실업률이 유로존 최고치인 26%에 이른 데다 경기 침체가 점차 깊어지고 있어 대출금 연체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은행권 정상화가 그만큼 요원하다는 얘기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압류 보류는 은행권에 상당히 불리한 조치”라며 “2년간 대출 원리금 상환 없이 계속 거주하도록 하는 것은 금융시스템 부실 문제를 장기적으로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