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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단가'가 환율 추가 하락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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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업체 손절성 추격 매도 물량 주목

[뉴스핌=김연순 기자]  최근 서울 외환시장에서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시장을 좌지우지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은 수출단가 수준에 따라 결정된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체들의 손익분기점 환율 밑으로 추세적인 하락이 예상될 경우 특정 포지션을 포기하면서 손절성 추격 매도가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손익분기환율 따라 추가 하락 열려있어

9일 서울외환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00원과 1090원을 깨고 1085원선까지 하락한 것은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절대적인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통상 수출업체들 입장에선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환헷지를 하게 된다. 하지만 환헷지를 하지 않고 달러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특정 레벨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나름의 확신을 가진 경우다. 예를 들어 1100원을 강력한 지지선으로 전망했던 수출업체들이 1150원, 1120원, 1100원에 포지션을 많이 쌓아놓는 식이다.

하지만 환율이 1100원을 뚫고 하락압력이 거세질 경우 수출업체들은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팔아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뚫고 1085원선까지 급락한 것도 1100원에서 기업체들이 손절성 추격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출업체들이 경영회계상 이익을 낼 수 있는 환율 수준이 1100원이라면, 1100원 아래로 내려가는 추세가 감지될 경우 기업체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달러를 급히 내다 파는 방식이다.

즉 외환시장이 수급 위주로 돌아가면서 수출업체의 수출단가가 시장의 방향과 하락 속도를 결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수출단가가 어느 정도 수준이냐에 따라 추가 하락 여부를 감지할 수 있다. 수출단가란 수출업체의 손익분기 환율로 설명할 수 있는데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수출기업들의 환율 마지노선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8일 대한상의가 발표한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업종별 피해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환율 마지노선은 1086.20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기업의 환율 마지노선은 1076.10원으로 나타났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네고물량이 원/달러 환율 방향을 결정하고 하락속도를 상당 부분 정해주고 있다"면서 "수출단가가 1070원이냐 1080원이냐에 따라 추가 환율 하락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은행의 딜러는 "1100원이 깨지자 수출업체들은 손절성 추격 (달러)매도에 나서면서 추가적인 환율 하락을 이끈 바 있다"면서 "수출업체 입장에선 손익분기환율 밑으로 가면 손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손절성 추격매도에 따른 네고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 역외세력 영향력 약화, 당국 개입이 '변수'

또 외화예금이 390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수출업체 대기물량이 그 만큼 늘어났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즉 대기물량이 추가 하락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393억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조재성 부부장은 "기업체들이 수출은 잘 안되지만 대외적으로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원화 보다는 달러 보유를 원하면서 외화예금이 400억달러 가까이 늘어났다"면서 "장사가 잘 안되면 가지고 있는 돈을 줄어야 하는데 기업체들의 외화예금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체들이 원화보다 외화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선물의 전승지 연구원은 "수출업체들이 1100원에서는 지지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달러를 미리 팔지 않고 외화예금에 예치를 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환율이 빠지면 나올 수 있는 대기매물들이 많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B은행의 딜러도 "업체들이 수출자금을 예금으로 쌓아놓은 경우는 많지 않아 외환예금 증가분을 대기물량으로 해석하기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수출업체들이 헷지를 하지 않은 물량이 있기 때문에 외화예금 증가부분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역외세력은 시장에서 점점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역외세력의 시장 영향력이 최근 급격히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외환당국의 개입 여부가 추가 하락에 또 다른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C은행의 딜러는 "수출업체 네고가 중심이고 나머지는 당국의 개입경계감이 키를 쥐고 있다"면서 "두 변수의 힘겨루기가 외환시장의 방향성과 속도를 결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D은행의 딜러는 "과거에는 당국이 하단을 막아주는 스탠스가 많았는데, 현재는 절상 심리가 우세한 상황"이라며 "특정 지지선이 붕괴되면 (수출업체들이) 추격 매도가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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