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곽도흔 기자] #사례1 일산에 사는 30대 김모씨는 아직 돌이 지나지 않은 둘째 딸을 집에서 직접 양육한다. 주변에서는 정부에서 어린이집에 보내면 보육료를 지원해주는데 보내지 않는다며 특이한 엄마로 지칭된다.
#사례2 11월 충남의 한 도시로 이사를 가는 30대 직장인 배모씨, 어렵사리 집을 구한 뒤 아이가 다닐 어린이집을 둘러보고 절망했다. 그나마 몇 개 없는 어린이집이 꽉 찼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보육료 지원 때문에 어린이집 수용인원이 최근 급증했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치권이 0~2세 보육료 지원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제도의 미비점에 대한 개선 움직임이 없어 양육부담 경감이라는 애초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집에서 아이를 키우면 바보가 되고 지방에라도 살면 어린이집이 부족하면서 영유아를 둔 부모들의 시름을 깊어간다.
최근 정부는 올해 지방 보육료 부족분 6639억원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4351억원과 2288억원씩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애초 정부가 중앙이 2851억원, 지방이 3788억원을 각각 부담해야 한다고 했던 것에 비해서는 한발 물러선 셈이다.
정부는 "세계경제 악화로 인해 어려운 국가재정에도 불구하고 지방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고심 끝에 마련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시, 경기도 등이 끝까지 정부 100% 부담을 요구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도 보육료 부담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부가 지방보육료 부족분의 3분의 2를 부담하도록 하는 정부-지방자치단체간 잠정 합의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통합당은 정부가 부족분을 전액 보전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처럼 중앙-지방정부, 여야 정치권이 겨우 6000억원 규모를 두고 정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에 집에서 자식을 키우거나 꼭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부모들이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현재 보육료는 0~2세의 경우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영유아 가정에 소득수준에 무관하게 지급되고 있다. 0세는 39만4000원, 1세는 34만7000원, 2세는 28만6000원 정도다.
반면 가정에서 양육하는 양육수당은 현재 소득 하위 15%에 대해서만 지원되고 내년이 돼야 소득하위 70%로 확대된다.
현재 양육수당은 12개월 미만은 월 20만원, 24개월 미만은 월 15만원, 36개월 미만은 월 10만원이 지급되고 있다.
내년에는 차상위계층은 그대로고 소득하위 70%은 연령 구분없이 1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액수만 놓고 볼 때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이 집에서 양육하는 것보다 최대 20만원까지 차이가 나니 누구라도 어린이집을 보내는 게 이득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나 중앙-지방정부나 보육료를 누가 부담하느냐에만 관심이 있고 정작 제도 개선에는 뒷짐을 쥐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씨는 “지금 보육료를 누가 부담하는 게 문제가 아니고 집에서 키워도 될 아이를 정부 지원 때문에 어린이집에 보내는 현실이 문제”라며 “어린이집에 안 보내다보니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가도 아이들이 없다”고 전했다.
김씨는 또 “아이를 어린이집에 안 보낸다고 엄마들이 왕따를 시키거나 특이한 엄마로 보는 사례까지 있다”며 황당해했다.
배씨는 “맞벌이의 경우 어쩔 수 없이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데 보육료 지원도 좋지만 지방에 국공립 어린이시설을 많이 지어야 양육부담 경감이라는 정부의 취지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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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