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수서역 잇단 심의 보류에 국토부는 서울시 도시철도 연장 및 개발제한구역(GB) 해제안에 까다롭게 대응하고 있다.
두 기관의 '치킨게임'에 피해를 보는 것은 애꿎은 국민이다. 불편은 물론 수천억원의 혈세낭비까지 우려된다.
이번 게임의 '선공'은 서울시가 날렸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서울시는 고속철도 정거장 건립 등을 담고 있는 '개발제한구역(GB) 관리계획안'을 올들어 세차례 보류했다.
이 같은 GB관리계획안 보류는 서울시가 이미 오래 전에 수도권 KTX 시종착역으로 선정된 수서역 대신 삼성역으로 교체해 줄 것을 요청한데 따른 것이란 게 국토부와 철도시설공단의 주장이다.
철도시설공단 측은 "서울시의 명분 없는 심의 보류는 결국 수도권 고속철도 사업을 하지 말자는 소리와 같다"라며 격분했다.
재미있는 것은 서울시의 해명이다. 철도시설공단의 주장이나오자 즉각 해명한 서울시는 수서역을 삼성역으로 교체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역까지 연장하는 방안과 수도권 광역도시철도(GTX) 수서~삼성사업 추진시 연계·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양측의 주장대로라면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 된다.
11년 전 고건 시장의 판교신도시 개발 반대에서부터 시작돼 이명박 전임 시장의 '강남 아줌마만도 못한 주택정책' 발언으로 이어지고 있는 두 기관의 해묵은 감정 싸움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격분'한 국토부의 대응도 눈에 띤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수서역 GB 관리계획 심의 보류 이후 서울시가 심의 요구한 사안에 대해 비협조적으로 대응한다는 묵시적인 기류까지 있다는 게 국토부 직원의 전언이다.
한 국토부 직원은 "부처 내부적으로 서울시가 올린 도시철도 연장 계획안과 그린벨트 해제 계획안 등에 대해 최대한 까다로운 심의를 실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민선이란 자신감으로 지자체가 중앙정부 정책에 사사건건 들이 받는 행태를 고쳐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수서역 역사 부지 매입에 620억원을 쓴 국토부 측은 수서역 사업을 접을 수가 없다. 그런 만큼 서울시의 주장을 받아 들일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상태다. 이에 따라 수서역 문제에 서울시가 지속해서 비협조적으로 일관할 경우 양 기관의 '전쟁'은 본격 발발할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이 경우 결국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은 국민들이다. 2014년 완공돼 2015년 개통 예정인 수도권 KTX의 개통이 연기되면 철도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불편은 불을 보듯 뻔해진다.
아울러 수천억원의 혈세 낭비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국토부와 철도시설공단은 10월까지 서울시가 수서역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답이 없으면 곧바로 성남 북부지역 임시역사 설치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경우 용역비만 수십억이 들어가며, 실제 임시역사 건립에 들어가면 1000억원이 넘는 혈세가 허공에 날아가게 된다.
또 수서역 사업도 중단할 수는 없는 만큼 토지 매입비용 총 1800여억원에 대한 이자비용 하루 2000만원도 고스란히 혈세로 돌려막아야할 판국에 놓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 기관의 감정싸움이 장기화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수도권 KTX를 이용하는 일반 시민 뿐"이라며 "대승적인 양보를 통해 국민들의 손해를 최소화하도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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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