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국내 경기가 위축되면서 소득증가율이 낮아지는 가운데 가계의 씀씀이가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내 내수 위축 영향으로 소득증가율이 2분기 연속 낮아지고 소비증가율 역시 다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취업자 증가와 근로소득이 늘어나면서 전체 가계의 소득은 늘어났지만 소비증가율은 소득증가율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경기 둔화 영향이 오롯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연료비 지출은 늘었지만 자동차 구입이 감소세를 지속했으며, 내구재인 가전제품 구입도 크게 줄었다. 또 육류 소비도 급감했다.
반면 스마트폰 등의 보급 확대로 통신비 지출이 가장 크게 늘어나고 고령화 등으로 보건의료 지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또 월세가구가 증가하고 월세도 올라 실제 주거비도 급등했다.
더불어 근로소득이 증가하면서 세금이나 연금, 사회보험 등도 덩달아 올라 소비지출을 제약했으며, 가계대출이 급증한 탓에 이자비용 지출도 크게 늘었다.
다만 정부의 유치원비와 보육료 지원 등으로 교육비가 낮아지고 복지시설 이용료가 급감, 가계 살림에 보탬이 됐다.
이에 따라 가계소득이 증가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또 물가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정책은 여전히 통신비와 유가, 월세, 농축수산물 가격안정 등에 초점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내구재 소비를 위한 경제활력 회복이 필요해 보인다.
◆ 2/4분기 가계소득 6.2% 증가, 소득증가율 2분기째 둔화
17일 통계청(청장 우기종)이 전국 8700개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2년 2/4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2/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94만 2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2%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월평균 소득은 3.7% 늘었다.
지난 2/4분기중 취업자수가 전년동기대비 43만명이 증가했고 자영업자도 늘었지만 상용근로자도 증가하는 등 고용개선에 따라 근로소득이 7.5%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근로소득은 가계소득 중 65.1%로 비중이 가장 크다. 또 2/4분기 중 사업소득이 2.5% 늘었고 이전소득이 5.1%, 재산소득은 32.1% 증가했다.
그렇지만 가계의 소득증가율은 지난해 4/4분기 7.3% 이래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실질소득은 지난해 1/4분기 마이너스(-) 0.3%까지 급감했다가 1/4분기 3.8%까지 회복됐으나 다시 꺾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2/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38만 6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 증가, 지난 1/4분기 5.3%에서 다시 낮아졌다. 실질 소비지출은 지난해 4/4분기 마이너스(-) 0.8%까지 감소했다가 지난 1/4분기 2.2%로 회복됐으나 2/4분기에 다시 주저앉았다.
◆ 통신비 급증세 지속, 과일채소류 월세 부담 증가
항목별 소비지출을 보면 통신과 의류신발이 전년동기비 9.3%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보건이 7.0%, 오락문화가 6.8%, 음식숙박비가 6.2%, 주류담배비가 5.3%로 평균지출보다 많았다.
반면 교통비가 2.6%, 비주류 음식료비가 1.8%, 주거수도광열비가 1.6%,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와 교육비가 0.2%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기타상품서비스는 1.2% 감소했다.
좀더 세부적으로 보면, 가격상승으로 과일류가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10.0% 이상 증가했으며, 채소류도 1/4분기 마이너스(-) 3.5%에서 5.2%로 껑충 뛰었다.
월세가구가 증가한 데다 월세도 상승하면서 실제 주거비가 15.2%나 급증했으며, 외래의료와 입원비 등으로 보건비 지출도 7.0%로 1/4분기 4.4%보다 더 늘어났다.
통신비는 스마트폰의 보급 등으로 통신서비스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9.3%가 증가했다. 통신비 지출은 가구당 15만 4000원꼴로 전분기 14만 8000원보다 더 늘어났다.
◆ 고기 소비 급감, 가전제품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 감소
반면 가계 소비가 위축되면서 비싼 고기를 먹는 지출수요가 급감했으며,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크게 줄었다.
육류소비는 1/4분기 10.7%에서 마이너스(-) 8.4%로 급감했다. 가전 및 가정용 기기 소비가 10.2%나 급감했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연료비는 5.9% 증가했지만 자동차 구입비는 전분기 4.0% 감소에 이어 다시 3.0%가 감소했다.
다만 정부의 교육 및 복지정책으로 유치원비 지원과 복지시설 이용료 지급 등이 늘어나면서 정규교육비가 11.0% 줄고, 보육료나 산후조리원, 노인복지시설 등 복지시설 이용료가 41.4%나 감소했다.
◆ 세금 및 연금,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지속 증가, 소비심리 둔화
2/4분기중 가구당 월평균 비소지비출은 72만 3000원으로 전년동기비 3.2% 증가했다. 고용증가와 근로소득 증가로 소득세와 자동차세 등 세금이 8.8% 증가했고, 국민연금 등 연금이 7.7%,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이 6.5% 증가했다. 또 가계부채에 따른 이자비용 지출이 10.1%나 급증했다.
가계소득 중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2/4분기 중 321만 9000원으로 6.8% 증가했고,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가계흑자액은 83만 3000원으로 17.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저축능력을 보여주는 흑자율은 25.9%로 2.3%포인트 증가, 지난 2003년 가계동향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처분가능소득으로 소비지출을 나눈 평균소비성향은 74.1%를 기록, 2.3%포인트 감소하면서 2003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득계층별로는 근로소득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전 소득계층에서 증가했으며, 하위층의 소득증가율이 상위층보다 다소 높았다. 소비지출은 자동차 구입과 보육료 지원으로 지출이 크게 줄어들은 3분위 중산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늘어났다.
통계청 사회통계국의 박경애 복지통계과장은 “2/4분기중 가계소득이 고용증가 등으로 근로소득이 늘어나면서 6%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다”며 “그렇지만 국제유가 상승이나 경기둔화 등으로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의 김정관 경제분석과장은 “고용 회복세와 물가 상승세 둔화 등으로 가계수지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저소득층의 소득도 늘어났다”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식료품 등 서민가계의 필수 생활지출이 안정될 수 있도록 유통구조 개선 등의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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