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최근 중국 주요 거시지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게 나오자 금융시장은 정부와 중앙은행의 보다 빠르고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나 완화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당장 중국 당국은 그럴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럴 만한 이유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지난주 나온 중국 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수출입과 은행대출 지표가 기대치에 미달하자, 추가 완화 조치가 생각보다 일찍 나올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과거 사례처럼 지난 토요일이나 일요일 정도에 런민은행(PBoC)이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주말 완화정책은 없었고, 13일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실망감 속에 1.5%나 하락한 2136.08포인트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은 일본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오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를 부각시켰다.
◆ 추가 완화 없어서 실망? 충분히 했는데..
이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관영 씽크탱크의 학자들을 비롯한 일부 정책 전문가들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이미 '충분히' 실시한 완화정책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신중한 자세를 견지할 것이란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을 제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단기적으로 추가 지급준비율 인하와 같은 정책 옵션은 열려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런민은행이 워낙 예측이 불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거의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추가 완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며, 결정은 역시 아무런 경고 없이 갑자기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WSJ는 그러나 관영 씽크탱크의 학자들이 추가 부양책 혹은 완화정책을 당분간 자제할 것이라고 보는 데 근거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일례로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산하 국가정보센터(SIC)의 주바오량 주임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현재 여건이 과도한 완화정책이 필요할 정도로 그렇게 나쁜 편이 아니고, 8월부터는 물가 압력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저우 취런 전 PBoC 학계 자문위원도 주말 포럼을 통해 이미 중국은 통화정책 면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충분한 완화정책을 구사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장이 적응하고 또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경기가 더 하강하도록 놔두지 않으면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정정되지 않은 채 남아 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추가 완화정책을 가로막는 요인들 중 하나로 지목된다. 중국 사회과학원(CASS)의 금융연구부 류유희 주임은 금리인하 등으로 기업의 조달비용 부담은 줄어들 것이지만 부동산시장을 통제하려는 중앙정부의 노력도 반감된다면서 "중앙은행이 지금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정책 딜레마를 인용하면서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0%에서 7.7%로 하향수정하기도 했다.
◆ 앞선 완화, 부양책 효과 보려면 시간 더 필요
중국 런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후 5월 18일까지 지급준비율을 세 차례 모두 합쳐 1.5%포인트 인하했고, 이어 6월과 7월에는 연달아 기준금리를 인하했을 뿐 아니라 은행의 적용금리 한도를 넓혀주는 금리개혁을 통해 금리인하 효과를 더 극대화하기도 했다. 이 같은 런민은행의 공세적인 완화정책을 그러나 외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UBS의 중국 담당 경제전문가는 "런민은행이 최근까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7월에만 공개시장 조작으로 투입된 유동성 규모가 8000억위안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이 같은 통화정책 외에도 중국 정부가 인프라 및 투자 프로젝트의 조기 승인, 생애 첫 주택구매자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서비스업종에 대한 세금 감면 등의 다양한 부양정책을 내놓았다는 점도 환기했다.
중국 세출은 7월에 전년대비로 37.1%나 증가했는데, 6월 증가율에 비해 무려 19.4%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7월 세수 증가율이 8.2%로 1.6%포인트 느려진 것을 감안할 때 매우 빠른 속도의 순 재정지출이 이루어진 셈이다.
UBS의 중국 담당은 "부양책들이 효과를 보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ING의 경제전문가들의 경우 "중국 당국은 경제적 위험이 지난 2009년~2010년 유형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필요로 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이 같은 조심스러운 당국의 태도로 인해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까 우려된다"는 상반되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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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