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지난 2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유럽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유로본드의 필요성을 제시하면서 유로본드의 발행 가능성이 다시 세계 금융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유로본드가 그리스 문제는 물론 유로존 전체의 해법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유로본드 도입안은 현재 이코노미스트들과 정책 관계자들 상당수로부터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긴축보다 성장'을 표명하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신임 대통령이 유로본드 도입에 적극적인 상황이고,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문제는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입장이 단호하다는 것이다. 그는 "유로본드 발행을 위해서는 경제적 조율과정이 필요하다"고 사실상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유럽연합 내에서 20% 정도의 경제 비중을 차지하는 독일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비공개 EU정상회의에서는 유로본드 도입에 대해 각 국의 의견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 EU 공동재정을 향한 큰 걸음…프랑스와 다른 독일의 상황
유로본드란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연대보증 해 공동명의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신용도가 다른 유로존 국가들이 함께 지급을 보증하기 때문에 그리스 등 신용도가 낮은 나라는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반면 독일 같은 우량 국가는 금리가 올라 재정 부담이 늘어난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이어 EU의 공동재정을 향한 큰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진국 국민들이 사실상 자신들의 세금으로 신용등급 불량국가들을 지원하는 것에 선뜻 동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자국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며, 내년 총선에서 3선 도전을 앞두고 있는 메르켈 총리 입장에서는 EU의 지속을 위해 자국민의 이해에 반하는 정책을 택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8월 독일의 사회여론 조사기관인 엠니드(Emnid)의 유로본드 도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76%의 응답자가 유로본드 도입에 반대했다. 올 2월 그리스 지원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2%가 반대의견을 낸 바 있다.
반면 프랑스의 경우 같은 선진국이지만 독일에 비해 재정적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 얼마 전 끝난 선거에서 올랑드가 긴축보다 성장을 주장하며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올랑드는 국민을 상대로 한 운신의 폭도 넓은 편이다. 또한 프랑스는 경제 규모도 독일에 비해 작아 유로본드 발행 시 보증의 범위가 작을 수밖에 없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독일과 달리 프랑스는 재정적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선거에서 재정긴축 보다는 완화를 선택했다"며 "또한 독일에 비해 경제규모도 작아서 유로본드 발행 시 부담 비율이 작다"고 설명했다.
그리스에 대한 채권 보유액도 양국의 입장 차이의 원인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최남석 부연구위원은 "그리스 국채 보유 규모가 독일은 134억 유로지만 프랑스는 444억 유로로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프랑스가 그리스 문제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 유로본드 영구화 시 발행 물량과 보증 범위 두고 갈등 지속될 듯
유로본드의 발행에 유로존 국가들이 합의에 이른다고 하더라도 그리스의 실질적인 구원투수가 되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발행 물량과 보증 범위를 두고 여라 나라의 갈등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이번 그리스 1차 총선이 여실히 보여줬듯이, 자국의 이해를 보다 강조하는 정당으로 투표의 쏠림 현상이 일어나면서 협상의 파기와 재협상이 지난하게 반복될 수도 있다. 매번 각국의 선거에서 유로본드가 쟁점으로 떠오르는 불편한 상황이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최 부연구위원은 “프로젝트 본드까지는 괜찮지만 유로본드가 발행되면 유럽안정기구(ESM)시스템을 통해서 유로본드는 영구화될 수 있다”며 “유럽연합의 재정통합이 당겨지는 것은 메르켈 총리뿐만 아니라 바이트만 독일 연방은행 총재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로본드 발행에 합의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금융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발행규모를 가지고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발행에 각국 정상들이 합의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로화'로 상징되는 유로연합이지만 그 배경에 대해서는 경제적 필요보다는 정치적 과잉의 산물이라는 지적이 많다. 유럽연합이 유로본드라는 새로운 실험에 도전하며 유로존을 둘러싼 안팍의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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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