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넥스트 그리스(Next Greece)’로 꼽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시장에 적신호가 뚜렷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1조 유로 유동성이 양국 국채시장에 매수 기반을 제공, 그리스와 같은 구제금융 위기를 모면했지만 여기서 새로운 위험요인이 파생됐다는 지적이다.
9일(현지시간) ECB의 데이터에 따르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은행권은 지난해 12월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장기 저리 대출이 단행된 사이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 매입에 나섰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 사이 스페인 은행권은 국채 보유 규모를 680억 유로 확대했고, 이탈리아 은행 역시 540억 유로에 이르는 국채를 사들였다. 이들 은행이 사들인 국채는 대부분 자국 국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금리 및 국채 수익률이 하락한 것이 사실이지만 투자가들은 은행과 국가 리스크가 보다 깊이 맞물리면서 새로운 리스크 요인이 생겨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시에테제네랄과 바클레이스, 크레디트스위스 등 주요 투자은행(IB)은 은행권의 국채 매입에 따른 후폭풍을 경고하고 나섰다.
소시에테제네랄은 고객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고강도의 긴축 재정과 증세 등 재정적자 감축에 나선 가운데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거시경제 펀더멘털이 더욱 위축될 경우 은행권의 위험 노출이 높아진 만큼 커다란 충격이 강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스페인의 국채 시장이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스페인의 실업률은 23%에 달하고, 청년 백수는 50%에 이르는 등 불확실성이 특히 크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은행권의 유동성은 실물경제로 공급되지 않아 3년 내 깊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이 로렌트 프란솔레트 채권 전략가는 “스페인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점차 흔들리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낙관적인 시각이 희석되고 다시 비관적인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양적완화에서 한 발 물러난 가운데 ECB이 행보 역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CB가 추가 유동성 공급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국채 매입 기반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미셸 브래들리 애널리스트는 “ECB의 유동성 공급 중단과 이에 따른 은행권의 국채 매수 기반 위축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