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은행권이 장부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잠재 요인들을 차단하기 위해 이중, 삼중의 벽을 방어망을 치고 나섰지만 실상 잠재 리스크를 확대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은행권은 신규 자본 확충이나 자산 매각 없이 주요 자본비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비전통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나섰다.
일부 은행은 디폴트 위기에 몰린 고객들이 ‘급한 불’을 끌 수 있도록 복잡한 금융거래를 시도, 잠재적인 은행 부실을 키우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스페인 은행권에서 비정상적인 금융거래가 횡행하고 있다. 일례로, 방카 시비카는 경기 침체로 경영난에 몰린 투우 경기장 운용 업체 대신 관람객들에게 여신을 제공, 공연 티켓을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측면 지원했다.
당장은 은행과 투우 공연 업체의 실적을 올리는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만큼 은행권 리스크는 오히려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지난해 스페인 최대 은행인 방코 산탄데르는 미국 자동차 금융 사업 부문을 사모펀드 컨소시엄에 매각하고 10억달러 가량의 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는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4년 후부터 지분을 되팔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된 거래였다.
일부 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중심으로 일부 자산을 신규 설립한 별도 법인에 이전하고, 이를 외부 사모펀드 업체에 위탁해 운용하도록 하고 있다. 자산 매각을 피하려는 수법으로 풀이된다. 또 이 같은 방법이 신규 자본을 확충하는 것보다 비용이 낮다고 업계 전문가는 전했다.
두바이 금융업체인 팔콘 그룹은 유럽 은행권의 고수익 대출 포트폴리오로 구조화 상품을 설계한 후 리스크가 가장 높은 부분을 매각하고 있다. 부실 대출 채권을 매각할 때 발생하는 손실을 피하는 동시에 자본 요건 강화에 따른 부담을 피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이 이처럼 비전통적인 기법을 동원하는 배경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 대출이 자리 잡고 있다. 1조유로에 이르는 유동성이 위기를 해소하는 ‘소방수’ 역할을 해낸 동시에 부실 처리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UBS의 알래스테어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ECB의 대출로 은행권의 부실자산 처리가 지연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유로존에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