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준에 대항하지 말라.’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가들 사이에 암묵적인 철칙처럼 통하는 얘기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의 영향력이 커질 대로 커진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 공공연히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미 시행한 두 차례의 양적완화(QE)와 추가 유동성 공급의 타당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지만 결국 연준의 행보에 순응하는 것이 최선의 생존전략이라는 해석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속내를 읽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에 비해 상당히 직설적이라는 것이 버냉키 의장에 대한 지배적인 평가지만 최근 그의 발언에 투자자들은 혼란스럽다는 표정이다.
2주 전 의회 청문회에서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계획에서 한 발 물러난 인상을 준 데 이어 전미기업경제협회(NABE)에서 통화완화 카드를 내려놓지 않았다는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
이에 대해 투자가들은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미즈호증권의 리처드 브라이언트 채권 부문 부대표는 “통화완화정책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해 준 셈”이라고 말했다. CRT 캐피탈 그룹의 이안 린젠 국채 전략가도 “연준이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 카드를 아직 내려놓지 않았고, 추가 양적완화(QE)가 없을 것이라는 시장 관측은 지나치게 앞서 나간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반면 오리건대학의 경제학과 팀 듀이 디렉터는 “버냉키 의장의 고용 관련 발언을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단지 그는 추가 양적완화의 비용과 효과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의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베팅도 제각각이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회사인 핌코는 최근 달러화 강세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특히 유로화 매도와 달러화 매수 전략을 취하며 지난해와 정반대의 베팅에 나섰다.
골드만 삭스 역시 달러화 상승 베팅을 주문하며, 특히 엔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채권에서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전격 교체할 때라고 주장했다.
연준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지 않으면서 달러 상승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연준보다 더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움직임을 보인 것도 달러 강세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반면 연준의 정책 노선 수정을 겨냥,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매입이 섣부른 판단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알버트 에드워즈 글로벌 전략가는 “주식시장은 근본적으로 매사에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려는 속성이 있다”며 “이들은 트럭에 곧 치일 위기 상황을 맞고도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부진한 경기 회복으로 기업 이익이 줄어드는 현실과 2009년 3월 이후 100%를 웃도는 상승률을 감안할 때 투자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또 유로존 부채위기를 포함해 기존이 리스크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국채 수익률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집중됐다. 내달 24~25일 이틀간 열리는 FOMC에서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에 대한 신호를 줄 것이라는 기대다.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4월 FOMC에서 버냉키 의장이 추가 양적완화 여부에 대해 힌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