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가 없듯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없다. 이게 중년 남자의 현실이다. 중년의 골퍼도 다르지 않다.
보통 골프의 참맛을 알게 될 즈음 중년을 맞는다. 골프에 미치면 한번 원 없이 쳐보는 게 꿈일 때가 있다. 조선팔도 골프장을 다 다녀 보는 것, 아니면 겨울에는 따뜻한 동남아를 돌며 골프투어를 하는 것. 볼이 잘 맞으면 잘 맞는 대로, 안 맞으면 안 맞는 대로, 자고 싶으면 자고 라운드 하고 싶으면 하고... 바로 이런 발칙한 상상을 한다.
이런 상상도 골프라면 도끼눈을 뜨는 마누라 앞에서는 산산조각이 난다. 애들 학비에 허리가 휘는데 무슨 놈의 골프타령이라는 것. 마누라 눈치를 살피며 날씨도 추운데 휴가내서 동남아로 골프투어나 다녀오겠다고 하면 바로 ‘이 양반이 미쳤나’할 것이다.
이렇게 같은 이불을 덮는다는 이유로 마누라 눈치를 살펴야 하는 중년 골퍼들이 어디 한 둘이겠는가.
마누라한데 뒷방 늙은이 취급을 당하는 순간, 좋은 시절은 ‘종’치는 것이다. 골프도 그렇다. 골프가방은 마누라 몰래 직접 싸야 하고 입은 팬티 또 입는 날이 잦아든다. 새벽에 물 한 모금 얻어먹지 못하고 골프장으로 가봐야 볼이 제대로 맞을 리 없다. 이리 터지고 저리 터지며 허우적거리다 18홀이 끝난다.
골프라는 게 참 묘해서 마누라와 ‘너는 상행선, 나는 하행선’을 그리다 필드에 나가면 보통 10타 이상은 더 치고 만다.
80타 초‧중반은 무난히 때리던 골프가 집에서 문짝이라도 걷어차고 나온 날에는 9자(字) 그리기도 힘에 부친다. 속은 속대로 터질 지경이고 주머니는 주머니대로 거덜 난다. 이런 와중에 OB라도 나면 죄 값을 하는 가 싶다.
동반자 때문에 라운드가 죽을 쒔다면 다음엔 다른 사람하고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마누라를 바꿀 수도 없으니 환장할 노릇이다.
그렇다면 그나마 한 달에 한두 번 나가는 골프라도 편하게 치고 싶으면 ‘부부(夫婦)관계의 핸디캡’부터 줄이는 게 필요하다. 이게 바로 자신의 골프 핸디캡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중년 골퍼의 핸디캡은 마누라와 잠자리에 달린 듯해 마냥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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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