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운동 삼아 라운드 하는 것으로 족해야 한다. 스코어에 집착하면 품격만 떨어지기 쉽다.
사실 OB를 내고 보기로 막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샷을 한번 푸덕거리고 나면 더블보기 이상으로 게임을 종치는 친구도 있다. 톱프로도 있는 일인데 아마추어가 뮐 그럴 갖고 하면서 흘러 버릴 수도 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디 오픈) 최종일 마지막 18번홀 에서는 이런 닐도 있었다.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마지막 홀을 남기고 2타차로 선두였다. 이미 우승은 결정된 거나 다름없었다. 욕심을 내기 않아도 되는 상황. ‘안전빵’으로 치면 그냥 우승이었다.
하지만 해링턴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잡았다. 골프를 좀 안다는 사람들은 ‘미치지 않고서야’ 하는 마음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해링턴은 무려 두 차례나 볼을 물에 빠트렸다. 다 잡은 우승을 스스로 차버린 꼴이었다.
이 홀에서 해링턴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큰 실수를 하고도 더블보기로 막았다. 역시 프로였다. 우승을 잡은 줄 알았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마지막 홀에서 퍼팅 미스로 결국 연장전을 허용한 뒤에 해링턴에게 졌다.
해링턴의 우승은 아마추어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아마추어 같았으면 두 번의 실수로 이미 게임은 끝난 거였다.
골프라는 게 열 번 잘하다가도 한번 잘 못하는 바람에 수렁에 빠진다. 특히 실수 후에 그걸 만회하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아예 무덤을 파고 만다.
‘실수한 뒤에는 바로 다음 샷을 조심하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지난주 라운드를 복기해 보라. 18홀에서 정말 잘 맞은 타구가 몇 개나 되는가. 아마 1~2개 정도일 것이다. 많아야 서너 개 정도다. 거의 90% 샷은 어영부영 맞은 것들이다. 이 대충 맞은 샷들이 스코어를 좌지우지한다.
그래서 트리플 보기나 양파(더블파) 등 푸덕거리는 샷이 서너 개 나오면 그날 스코어는 아무리 잘 쳐도 조지고 만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골프를 좀 한다는 골퍼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푸덕거리는 게 없다. 게임 운영과 스코어 관리를 잘한다. 별로 잘 치는 샷도 없는데 잘하면 파, 못해도 보기로 틀어막는다.
파4홀에서 드라이버나 두 번째 샷을 실수하면 바로 이 홀은 포기해야지 하고 대충 치는 경우가 있다. 이래선 평생 들러리 골프를 하다가 골프클럽을 놓고 만다. 실수를 하더라도 트리플이나 양파가 아닌 더블보기 찬스는 얼마든지 있다. 그걸 살리는 게 중요하다. 해링턴처럼.
‘이왕 버린 몸’ 하고 생각하면 골프도 스코어도 끝장이다. 골프도 갑자기 재미없어 진다. 한번 실수 했다고 헛발질까지 하지 말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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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