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권에 장기 저리 대출을 공급한 이후 동반 급락 양상을 보인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탈동조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두 주변국의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한 가운데 최근 차별화된 움직임이 펀더멘털에 근거한 시장의 평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는 60억유로(78억달러) 규모의 3년 및 7년물 국채를 지난 2010년 10월 이후 최저 금리에 발행했다. 3년물 국채 발행금리가 2.76%를 기록, 지난달 3.41%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고 7년물 국채 발행금리 역시 4.3%로 하락했다. 이는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라는 평가다.
뉴에지 그룹의 아날리사 피아자 채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이탈리아 국채 투자 수요가 상당히 강하다”며 “ECB의 자금 공급이 국채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투자 자금을 유인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한계수위로 알려진 7%를 웃돌았던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5%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 선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스프레드가 역전됐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양국의 경제 펀더멘털과 향후 전망에 근거한 움직임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스페인이 지난해 여름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는 반면 이탈리아는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또 이탈리아의 경우 올해 재정수지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 데 반해 스페인은 오히려 재정적자 목표치를 높이는 등 악화일로라는 지적이다.
노데아의 얀 본 제리크 애널리스트는 “여러 측면에서 이탈리아가 처한 현실이 스페인에 비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제 펀더멘털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수익률을 움직이는 것은 ECB의 대량 유동성 공급일 뿐 재정건전성이나 향후 성장 전망과 연결고리는 약하다는 주장이다.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마틴 하비 채권 펀드매니저는 “스페인은 재정적자 문제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반면 이탈리아가 떠안은 핵심 사안은 전반적인 부채 규모를 떨어뜨리는 데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주변국 국채 시장은 낙관이 낙관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특히 최근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한 이들이 장기 투자자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도 높은 긴축안을 시행하는 동시에 경제 성장을 실현하기는 어렵고, 따라서 엄격한 의미의 펀더멘털 회복을 기대한 투자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블랙록 역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중장기 전망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진단했다. 스페인을 겨냥한 ‘팔자’가 촉발됐을 뿐이고,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시장의 평가로 해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