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주요 은행이 주변국 자회사를 통해 유럽중앙은행(ECB) 대출을 확보, 모기업의 방패막이로 동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CB가 두 차례에 걸쳐 1조 유로에 이르는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은행권의 자금 사용처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주변국 국채 매입 기반을 마련해 수익률 상승을 방지하고, 기업과 가계 유동성 경색을 해소한다는 것이 ECB의 의도지만 은행권에 대출금 사용 범위를 따로 제한하지 않았다.
최근 은행권 움직임은 ECB의 의도와 달리 값싼 자금을 이용해 주변국 부채위기에 따른 타격을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이라고 업계 전문가는 지적했다.
5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바클레이스는 스페인 자회사를 통해 62억 유로의 대출금을 확보했고, 포르투갈 자회사에서도 20억 유로를 대출했다. 로이즈는 아일랜드와 스페인 등 부채위기 국가의 자회사를 통해 114억 유로의 자금을 조달했다. 벨기에 KBC 역시 지난해 아일랜드 자회사에서 30억 유로의 ECB 대출을 받았다.
이를 통해 유럽 주요국 은행은 주변국에서 디폴트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자회사에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부담을 차단한 동시에 잠재적인 손실 리스크를 봉쇄하고 있다고 전문가는 풀이했다.
핌코의 필립 보더로 매니징 디렉터는 “은행권 움직임은 부채위기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라는 데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뿐만 아니라 은행권은 굉장한 저비용에 보험을 마련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채위기가 악화돼 유로존을 탈퇴하는 국가가 발생하거나 수익성 악화로 이들 지역의 자회사가 폐쇄될 때 대출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리스크가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특히 자회사가 ECB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때 모기업의 책임 범위에 대한 뚜렷한 원칙이 없어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UBS의 알레스테어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은행권의 ECB 대출 전략이 모기업의 자본 확충에 상당한 수혜를 주는 격”이라며 “이는 민간 부문의 리스크를 공동통화의 구조적인 시스템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주 ECB가 실시한 5300억 유로 규모의 대출금 가운데 11%가 모기업의 방어막으로 동원될 것으로 추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