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유로존 은행들은 2012년에도 대출을 억제한 채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저리 유동성공급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계속 ECB에 예치해 둘 것으로 보인다.
ECB는 지난주 유로존 은행들을 대상으로 3년 만기 저리대출을 실시, 유동성을 제공했으나 이들 대부분이 예치금 형식으로 ECB로 되돌아갔다. 이에 따라 이번주 ECB 예치금은 기록적인 4520억달러에 달했다.
29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ECB 예치금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 채무위기가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는 한 은행들이 타 은행들과 실물 경제에 대한 대출을 억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ECB를 통해 확보한 유동성중 일부를 채무변제에 사용할 것이다. 현재 이들은 사채시장에서 자금조달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은 또 소매 고객(retail client)의 예금인출로 인한 자금공백도 보전해야 한다. 소매 고객들은 유로존 채무위기가 심화될 경우 민간 채권자들까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로 은행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이같은 배경하에 ECB는 내년 2월 또 한차례의 3년만기 무제한 저리 대출을 시행, 유로존 은행권에 대한 유동성공급을 확대한다. 그러나 은행들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펀딩규모를 초과하는 자금을 다시 ECB에 예치할 것이다.
ING 금리 전략가 알레산드로 지안산티는 "은행들은 예금감소와 함께 유동성 부족으로 채권상환을 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해 유동성 버퍼 확대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은행들이 안고 있는 문제의 기원은 정부"라며 "정부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은행간 스트레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CB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만으로는 내년 은행들의 자금사정 악화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CB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려면 담보가 필요한데 유로존의 소형 은행들은 조만간 담보물 고갈 사태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ECB는 담보기준을 느슨하게 낮췄고 필요할 경우 추가 완화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용평가기관들이 내년 유로존 회원국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강등이 단행될 경우 은행들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타격을 입게 된다.
이는 ECB에 제공할 담보물의 가치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ECB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는 유동성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유로존 은행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ECB는 다른 도구를 찾아야한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양적완화를 국채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보고 있지만 ECB는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적완화는 인플레 억제라는 본연의 임무에 위배된다는 게 ECB의 주장이다.
FXpro의 수석 전략가인 마이클 더크스는 "ECB가 돈을 찍어내기 시작할 때 비로서 은행시스템 보호를 위한 루비콘강을 건너게 된다"며 "ECB는 루비콘강에 가까이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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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