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투자은행(IB)의 채무조정 전문가들이 급증하는 업무 강도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채무조정 수요가 급증, 지난 2008년 리만 브라더스 파산 때를 방불케 한다는 것이 이들의 얘기다.
MF글로벌이 미국 8위 규모의 파산 신청을 낸 데 이어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모기업인 AMR이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기업 디폴트 리스크가 높아진 탓이다.
최근 파산한 해운사 제너럴 마리타임의 채무조정을 맡은 자문사 몰리스의 윌리엄 디로그 공동 대표는 “일감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번에는 유럽 신용 경색과 미국 거시경제 부진 등 감당해야 하는 문제가 보다 광범위해졌다”고 전했다.
상황은 앞으로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의 부채위기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투기등급 기업의 자금 조달이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 연말 글로벌 기업의 투기등급 회사채 디폴트가 1.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디폴트율이 2.4%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 센터뷰 파트너스의 마크 펀투스 채무조정 헤드는 “산업 전반에 걸쳐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채권 차환 발행이 사실상 막힌 상태”라고 전했다.
자금 조달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 차환 발행을 하더라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 악화시키는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미 국채 대비 투기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지난 7월 7.54%포인트에서 최근 2%포인트에 육박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투기등급 회사채 신규 발행은 지난 2분기 700억달러에서 3분기 195억달러로 급감했다.
내년 유로존 부채위기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여 이들 기업의 돈가뭄과 디폴트 리스크는 악화일로로 치달을 것이라고 금융업계 전문가는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