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원/달러 환율이 10원 이상 급등하며 1080원대로 치솟았다.
미국와 유럽의 재정위기 속에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간밤 유럽 주가가 4%, 미국 주가가 3% 이상 폭락한 데 이어 국내 코스피지수는 6% 이상 폭락하며 '피의 금요일'이 돼 버렸다.
아시아 주식시장도 동반 급락했다. 일본이 2%, 대만과 홍콩이 3%, 중국이 1% 이상의 급락세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
아시아 시장이 주가 급락 등 패닉에 휩싸이면서 아시아통화도 동반 약세를 보인 반면, 위험회피가 심해지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유로/달러도 1.43 초반선으로 밀리면서 하락폭을 키워갔고, 달러/엔은 일본의 개입 경계감 속에서도 76엔대 수준을 고수했다.
유럽과 미국 시장에 이어 아시아 시장도 패닉에 들어서며 글로벌 패닉 양상을 띠고 있다.
그나마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인플레의 원인이었던 국제유가가 급락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인플레 우려 속에서 유동성 등 추가조치를 미뤘던 미국 중앙은행과 버냉키 의장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는 자체 재정위기를 줄이는 것과 더불어 유럽계 은행들의 신용리스크가 촉발된 상황이어서 이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대응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 환율 폭등 1090원선 접근, 아시아 증시도 동반 패닉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87.30원으로 전날보다 13.30원 급등하며 마감, 지난 8일 1088.00원 이래 열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짜리 선물환율이 전날보다 14.50원 오른 1084.50/1085.50원에 마감하자, 전날보다 9.00원 오른 1083.00원에 출발했다.
이후 주가 급락 상황에서 1085원선에서 외환당국에 막힌 뒤 수출업체 네고 등으로 급등폭이 완화된 뒤 오히려 장중 1080.00원을 하회, 1079.10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오후 들어 주가 다시 100포인트 급락하고 장중 12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6% 이상 떨어지며 폭락 양상이 빚어지자 환율도 다시 상승폭을 넓혔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오전 고점 수준인 1085원대를 넘어섰고 장중 1087.70까지 치솟았으며 1087원선에서 마쳤다.
국내 증시는 정말 패닉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코스닥시장이 먼저 걸렸지만 결국 코스피시장도 5% 급락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이드카가 작동하고 말핬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744.88로 전날보다 115.70포인트, 6.22% 급락하며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2569억원을 순매도, 사흘째 매도공세를 이어갔고, 기관 역시 3119억원을 팼다. 개인만이 162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을 뿐이다.
코스닥지수도 474.65로 33.15포인트, 6.53% 폭락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원/달러 선물 9월물은 1090원에 더 근접했다.
이날 원/달러 선물 9월물은 1089.10원으로 전날보다 12.60원 급등하며 마감했다. 전날보다 8.40원 오른 1084.90원에 출발한 뒤 장중 1080.90원까지 저점을 낮췄으나 장후반 다시 상승폭을 키우며 1089.4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외국인들은 9793계약을 순매도했고, 개인도 1만 4099계약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반면 증권선물이 2만1673계약, 투신이 3928계약, 은행이 1889계약, 보험이 451계약 등 국내 기관들은 뜨악하며 순매수로 환율 급등을 추동했다.
◆ 글로벌 패닉 상황, 당국 방어도 역부족?
국내외 금융시장이 패닉상황에 몰림에 따라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킬 묘안을 어디서 찾아야할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매수세가 실종됨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자제나 정책당국의 개입을 바래야 하는 상황이지만, 글로벌 패닉 상황을 개별국가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국내시장의 경우 외환당국의 매도개입으로 환율 급등이 완화되는 듯했으나 국내 주가가 막판 추가 급락하고 외국인 순매도가 늘어나자 역부족 상황에 처했다.
외환시장의 경우 장중 1085원선에서 급등폭이 제한되면서 1080원을 하회하는 등 안정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렇지만 아시아 주가 동반 급락 속에서 국내 주가가 6% 이상 추가 낙폭이 심해지면서 환율도 다시 폭등, 시장안정 기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1087원대까지 치솟고 말았다.
글로벌 패닉 양상이 가고, 아직 주식시장의 저점을 논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의 공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는 시장의 격언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이나 기관이 손절매도에 걸리는 상황이 도래하는 모습이지만, 매도에 매도를 더하는 상황은 일단 멈춰야 하기 때문이다.
대거 손실을 실현하지 않기 위해서 또는 반등을 기대하면서 '물린' 포지션을 일단 놔두는 '매도체념 또는 매도자제' 상황이 도래해야, 정부나 연기금 등의 안정조치가 먹힐 수 있을 것이다.
◆ 주말 유럽 미국 시장 주목, 해외 중앙은행 조치 나올까
따라서 아시아 증시 이후 주말을 맞은 유럽이나 미국 시장을 더 살펴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경우 유럽계 은행의 신용리스크에 대한 대처가 어떻게 정비될 것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 이른바 '더블 딥'(Double-dip)에 빠질 것인지에 대한 내정한 분석과 함께 그에 따른 대응이 요구돼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위험으로 주춤했던 미국 등 중앙은행들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로 급락한 상황에서 유동성 공급 등 추가 조치를 낼 수 있는 여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하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전세계 시장에 몰아친 만큼 금융시장의 자금흐름은 더욱 빨라지고 위험회피 성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주가 급락과 외국인 동향은 더욱 중요해졌으며, 외환시장의 경우도 1090원대 또는 2000원선대까지 환율이 치솟을 경우 주가 급락 등을 더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정책당국의 안정조치가 고려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주가가 급락하면서 패닉이 동반되면서 환율도 1085원 이상으로 급등했다"며 "외환당국의 매도개입 경계감도 주가 추가 급락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패닉 상황이 지속될 경우 환율은 다시 2000원선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며 "그럴 경우 환율 급등이 다시 주식 매도라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그는 "유럽이나 미국의 해외 중앙은행, 그리고 국내 외환당국의 안정 조치가 다시 고려되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며 "시장 스스로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결국 정책당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