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승부가 시작됐다. M&A 로 성장사를 써 온 그룹간의 대결인 만큼 더욱 시선을 끈다.
최회장은 M&A DNA를 타고난 SK家의 창업 2세대다. SK그룹은 한마디로 M&A의 명가(名家)다.
SK그룹이 재계서열 3위로 자리잡는데는 선대회장인 고 최종현회장의 M&A가 성공드라마가 있었다.
1970년대까지 섬유회사에 불과하던 회사는 80년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을 인수하면서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수직계열화 구축에 성공했다. 이후 1994년 당시 SK는 한국통신 자회사인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며, 곧장 재계 3위로 뛰어올랐다. 고비마다 대형 공기업을 인수한 M&A의 대명사가 고 최종현회장이었고, 그 DNA는 고스란히 최태원회장으로 이어졌을 법하다.
강덕수 회장. 그야말로 암울했던 IMF체제에서 탄생한 재계의 '스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IMF로 모두가 신음하던 2000년 당시, 쌍용중공업 임원이었던 강회장은 쌍용중공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M&A의 '마술'은 시작됐다.
쌍용중공업을 이듬해 STX로 공식출범시키더니, 그 해 강회장은 국내 조선업계 6~7위인 대동조선(STX조선해양)을 인수한다. 이듬해에는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를 손에 넣었고, 2004년에는 범양상선(현 STX팬오션)을 품었다. 2007년에는 아커야즈(현 STX유럽)을 손에넣으며 세계 조선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0여년만에 STX그룹은 재계 14위로 뛰어오르며 '신흥재벌'의 대명사가 됐다.
통신과 에너지 사업을 양대 축으로 내수시장을 평정한 최태원 회장과 조선, 해운, 에너지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이룬 강덕수 회장. 어느쪽에서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다 해도, 지금의 하이닉스반도체를 더욱 성장시킬 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지난 2년간의 매각 불발이후, 하이닉스반도체는 제대로 된 새주인을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나름대로 명분도 충분하다.
최회장에겐 규제산업인 통신과 에너지 사업 외에 수출제조업이 절실하다. 신성장사업을 마련하는 동시에 '내수콤플렉스'를 떨쳐낼 수 있는 호기다. 조선해운 중심의 강회장은 조선 비즈니스에 집중된 사업비중을 어떤 형태로든 균형을 맞춰야 할 처지다. 조선해운업황이 장기간 불황에 처할경우 그룹의 내일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석연치않은 시선도 보낸다.
SK의 경우 정부의 압박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성 카드라는 관측도 나돈다. 공교롭게도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STX의 경우 부채비율이나 차입금 수준을 감안할때 '인수능력'을 선뜻 인정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없지않다. 더구나 STX가 재무적투자자(FI)로 고려중인 중동펀드의 경우 IT분야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ATIC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ATIC는 세계 3위의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STX가 경영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하이닉스반도체의 기술유출 가능성은 염려되는 대목이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새주인은 이번 여름이 끝나면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실사를 거쳐 8월말 본입찰 이후 9월초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예정돼있다.
하이닉스 반도체는 지난 2001년부터 10년간 채권단의 우산속에 머무르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세계 2위의 메모리반도체업체로서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국가핵심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라도 더 늦기전에 새주인을 찾아줘야 한다.
이번 승부는 'M&A 명가'와 'M&A 달인'간의 '빅 게임'이다. M&A의 명수들인 만큼 '승자의 저주'를 부르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더불어 이번 M&A가 한국의 반도체산업은 물론 이들 그룹에 긍정적 모멘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 가을 한국 재계의 M&A 역사는 '하이닉스반도체' 의 새 주인에 누구의 이름을 기록하고 있을까. /산업부장 이규석 newspim200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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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규석 기자 (newspim200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