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산업부 기자] 재계가 원·달러 환율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환율 변화에 민감한 기업들은 연초 수립한 전망치를 재조정하는 등 이해관계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 자동차 '원가절감'..전자 '리스크 최소화'
8일 재계에 따르면 자동차 분야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 고민이 가장 깊다.
수출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의 잔칫집 분위기가 오히려 매출 손실을 걱정하는 반전을 맞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
이날 오전 11시 3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올들어 최저인 1059원대를 기록했다. 올초 최고점인 1125원 대비 66원 떨어졌다. 1050원대는 2008년 8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현대·기아차는 환율 하락이 이어지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수립한 상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공장을 가동하므로 환율 하락에 대해 비교적 강한 편"이라면서도 "환율의 급격한 하락은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원가절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원가절감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기아차는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액이 약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GM도 외환관리 시스템을 통한 환율 하락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전자업계는 원화강세가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환율 문제에 민감한 편이다. 이번 환율 변화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다만, 해외 현지법인 운영 등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어 큰 영향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화가 강세이면 수출경쟁력이 약화하겠지만, 이미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해놓았고 결제통화도 다변화돼 있다"면서 "단순히 원·달러 환율 하락만으로 당장 수출 경쟁력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환율 하락 오히려 호재"
철강업계는 환율 하락이 호재다. 철광석 등 원재료를 수입해 오기 때문에 원화의 가치가 올라가면 낮은 가격에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철강업은 환율민감업종은 아니다"라면서 "원료 수입과 제품 수출이 균형을 이룰수 있도록 평소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도 환율 하락세가 반가운 표정이다. 그동안 곡물가 폭등, 고환율에 의해 이중고를 겪어왔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의 실질적인 효과가 당장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환율 하락이 장기화되면 식품업계의 수익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현재 식품업계는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환율 하락은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며 "하락세가 더 이어진다면 수출에 일정부분 타격을 줄 수 있지만 그동안 환율이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특히 최근 잇따른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환율 및 원자재 인상분을 가격인상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만큼 이번 환율하락으로 인한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항공업계도 환율 하락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항공기 리스, 유류비 등 비용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지급해야 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연평균 10원 내려갈 때마다 수십억원 씩 이익을 보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환율을 각각 달러당 1200원과 1100원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이를 밑도는 1050원대 환율은 예상치 못한 수익성 개선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달러부채가 58억불이기 때문에 환율 10원이 내려가면 외환 평가수익이 약 58억원이 발생한다"며 "긍정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도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의 꾸준한 하락세는 해외여행객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 여름 성수기를 맞아 역대 최대 인파가 해외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상사업계는 환율 변화에 민감한 영향은 없는만큼 기존 사업계획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제조업처럼 단기적으로 환율 변화에 민감하지 않아 별 변화 없다"며 "특히 미리 환 헷지를 하고 있어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하다"면서 "원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수출에 대한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별다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