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정지서, 노희준 기자] 뜨거운 여름볕에 투자자들의 갈증은 더욱 커져만 간다. 끝없이 달릴 것만 같던 대형주들이 수익률 부진에 빠지고 시장은 여전히 기대보다 2% 부족하다. 늘 이맘때쯤이면 눈길이 가는 것이 바로 가치투자. 가치투자의 가치를 믿는 사람들은 지금이 바로 투자의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시장 전문가들이 '상승'을 외치는 그때가 '고점'이듯, 가치투자에 대한 관심이 잠잠한 지금이 바로 '가치투자를 시작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국내 가치투자 분야의 고수들(한국밸류자산운용 이채원 부사장,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강방천 회장, 신영자산운용 허남권 주식운용본부장, VIP투자자문 김민국, 최준철 대표)을 만나 우리 시장에서 가치투자가 갖는 의미와 전망, 그리고 '비주류'인 이들이 살아남은 비법에 대해 들어봤다. 내용의 이해를 돕고자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해보았다.
"가치 투자와 모멘텀 투자의 '동거'? 콩국수 잘하는 집은 콩국수 전문만!" 
한국밸류자산운용 이채원 부사장 : 실제 개인 투자자들이 가치투자와 모멘텀투자를 병행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투자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성향이 플레이의 방향을 결정하니까요. 안정추구형 투자자들은 절대 위험한 베팅을 하지 안잖아요. 쉽게 말해 오를 게 뻔한 경기순환주 같은 것을 사는 대신 그냥 6% 배당이 떨어지는 KT를 사들이는 셈이죠.
신영자산운용 허남권 주식운용본부장 : 맞아요. 투자자들이 듀얼 컴퓨터로 된 두뇌를 가지고 있지 않고서야 머릿속으로 가치투자와 모멘텀투자를 함께 진행하기는 어려워요. 자신의 성향에 따른 투자철학이 있으니까. 막상 우리도 그렇잖아요. 신영이나 밸류가 모멘텀투자를 하지 않는 것처럼요.

VIP투자자문 김민국 대표 : 투자자들은 자신이 행복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와 맞지 않는 방법으로 돈을 버는 것보다야 맞는 쪽으로 벌어야죠. 서로 다른 투자방법을 병행하는 게 이론적으로야 가능하지만 자기가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투자하는 게 어쩌면 수익을 가장 쉽게 낼 수 있는 지름길 아닐까요.
허남권 본부장 : 메뉴 많은 집 치고 맛있는 집 없어요. 콩국수를 잘하면 콩국수만 해야 경쟁력이 생기죠. 다만, 최근처럼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가치투자와 모멘텀 투자를 병행하는 것은 바람직한 측면도 있습니다.
에셋플러스 자산운용 강방천 회장 : 맞습니다. 가치투자가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한다지만 그 가능성을 내다보려면 거시적인 시장의 움직임을 살피는 것도 매우 중요하거든요. 모멘텀투자가 시장, 즉 가격을 따라 움직이는 만큼 흐름을 익히고 자산배분을 하는 의미에서 일정부분 모멘텀투자를 함께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네요.
"가치투자의 적기? 네 자신을 먼저 알라" 
VIP투자자문 최준철 대표 : 그러고보면 가치투자는 적기가 따로 없는거 같아요. 어차피 길고도 힘든 싸움이니까요. 오랜 투자 이후 정답을 보고 들어간다고 수익률이 높을리는 없죠. 세상이, 시장이 그리 녹록치 않으니까요.
이채원 부사장 : 그래서 난 가치투자의 적기는 어디까지나 취향과 성향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성향의 사람이라면 언제나 해야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계획적으로 들어오는 게 맞죠. 누군가가 지금이 가치투자의 적기냐고 묻는다면 '너의 성향을 먼저 살펴라'라고 말해줄 겁니다. 가치투자와 모멘텀투자를 들어갈 시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성향과 자금의 성격에 따라 투자 방법은 달라지니까요.
김민국 대표 : 하지만 시장의 관점에서 본다면 가치투자는 현재로선 다소 재미없는 콘텐츠가 된거 같아요. 최근 2~3년동안의 시장이 성장주 위주로 돌아갔으니까요. 시장 사람들도 투자자들도 가치주는 잘 안될거야 하는 분위기에요. 생각해보니 그래서 최근에 인터뷰 요청이 별로 없었나봐요.
일동: (웃음) 하하하
최준철 대표 : 그래서 누군가가 지금이 가치투자의 좋은 때냐고 물어본다면 저희 대답은 'YES'예요. 시장이 아니라고 할 때, 그때가 후에 아웃풋이 가장 크게 나오는 구간이거든요. 그렇지 않나요?
허남권 본부장 : 주식시장에 이런 말이 있어요.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아라. 하지만 저는 항상 고객들에게 "떨어지는 칼날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합니다. 시장이 안 좋을 때 투자하는 게 '정답'이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향에 투자하죠. 오늘 하한가 친 종목은 내일도 하락할 것 같으니 두려워 하는거에요. 하지만 그 공포를 이겨낼 줄 알아야해요. 칼에 대한 판단만 확실하다면, 그 칼이 저평가 되어 있는게 정확하다면 떨어지는 칼날이라도 잡아야죠.

강방천 회장 : 그 판단을 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죠.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기업 자체에 투자하는거지 시장이나 지수에 투자하는게 아니거든요. 내가 투자하겠다고 판단한 기업과 같이 성장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해요. 내 돈을 그 기업에 맡기는 겁니다.
이채원 부사장 : 결국 이 세상에 완전한 투자전략은 존재하지 않아요. 내일쓸건지 10년 뒤에 쓸건지, 학자금인지 노후자금인지 돈의 목적과 본인의 경제관념에 따라 투자의 종류든 시기든 달라지는거죠. 적절한 자금과 확고한 믿음. 그것이 가치투자를 성공으로 이끄는 열쇠죠.
"보물(가치주)찾기, 돌 많이 들추는 자가 승리"
김민국 대표 : 예전에 대학교에서 투자동아리 활동을 할 때 종목이 너무 궁금해서 일면식도 없는 이채원 부사장님께 다짜고짜 전화를 드린 적이 있어요. 물론 그때의 인연이 지금의 이 자리를 만들어줬지만 예나 지금이나 확고한 믿음을 갖기까지는 항상 어려운 작업인 것 같아요. 물론 그게 이 직업의 보람이자 핵심이지만요.
이채원 부사장 : 제대로된 가치주를 찾았을때의 그 희열이란...감히 표현할 수 없죠. 예전에야

허남권 본부장 : '탐방' 만이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보고 뛰는 만큼 종목은 나오기 마련이죠. 일년에 주식파트 매니저들이 실시하는 탐방만 1500회가량 돼요. 새로운 종목을 발굴하기도 하고 발굴된 종목의 성장성을 확인하기도 하죠.
이채원 부사장 : 저 역시 종목발굴의 방법은 하나, 돌을 많이 들추는 거라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탐방 열 군데 가면 종목 하나 건질까 말까 하거든요.
최준철 대표 : 그래서 저희도 종목발굴을 위해 인력을 꾸준히 늘려왔어요. 예전에는 그물만 걸쳐도 다금바리를 건졌지만 지금은 원양어선급의 인풋이 필요한거죠. 물론 시장은 더 넓어졌지만요.
강방천 회장 : 우리도 마찬가지에요. 나는 틈틈이 중국에 가서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을 들러요. 많이 팔리는 화장지가 뭔지, 타이어가 뭔지 살펴보죠. 소비자의 손길이 닿는 걸 믿는 겁니다. 기업의 주가는 가치에서 나오고 그 가치는 이익, 이익은 매출, 매출은 소비, 그 소비는 소비자들의 지갑이니까요. 가장 믿음직한 확신이죠.
김민국 대표 : 같은 걸 보더라도 해석하는 게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그러니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사람들끼리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종목이 다르겠죠?
허남권 본부장 : 같은 종목에 대해서 부여하는 가치의 비중이 조금씩 다른거죠. 신영과 밸류만 해도 겹치는 종목은 10%안팎이니까요. 그 '가치'를 찾기 위해 우리 매니저들은 지금도 외출 중인가 봅니다. 가치투자는 정말 쉽고도 어려운 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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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