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석달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4%대를 웃돌고 있다.
국내외 경제기관과 연구소들은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4%대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OECD가 4.2%로 전망한 것을 비롯 IMF와 한국금융연구원도 4.2%, 한국개발연구원이 4.1%를 각각 예상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지난 4월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하면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9%로 제시했다.
4.1~4.2%와 3.9%는 사실 큰 차이가 아니지만 한국은행만이 3%대를 내놓았다는 데 다른 뜻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한은은 중장기 물가목표를 3%±1%p로 잡고 있다. 물가 상승률의 타겟이 3%이고 다른 변동성들을 감안해 아래 위로 1%p의 여유를 둔 것이다. 3%대는 변동성을 감안한 물가관리범위 안에 있는 것이지만 4% 초과는 이를 벗어나는 숫자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물가를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은 한국은행의 책임이고 의무이지만 법적인 책임은 없다"며 "다른 기관들은 나름대로 전망을 하고, 우리도 나름대로 전망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가 목표를 의식하고 전망치를 내놓을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3.9%라는 수정 전망치가 결코 물가 목표에 끼워맞추기 위한 수치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물가 목표제에서 '목표'는 오브젝티브(objective)가 아닌 타겟(target)이라고 주장했다. 반드시 달성해야하는 오브젝티브와는 달리 과녁의 개념인 타겟을 쓴다는 것. 따라서 그것을 달성하는데 방만한 것은 아니지만 '지키느냐 못지키느냐'는 이 제도의 취지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달성을 했느냐 못했느냐 보다는 중기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되 중간에 괴리가 있거나 괴리가 지속됐을 때 현황, 원인, 전망을 분석해서 설명해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물가에 대해 '설명을 해야하는 책무(accountability)'가 있다는 것이다.
한은의 수장인 김중수 총재는 이런 책무에 충실하기 위해 여러 차례 물가에 대한 우려와 안정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서도 김 총재는 "(한은의 수정 전망치) 3.9%가 4.0%보다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더 낮은 숫자를 유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한은이 물가상승세와 물가목표에도 불구하고 '대외 불확실성'을 근거로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동결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언행이 불일치하다'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물가를 책임지고 있는 기관이다. 다른 기관들의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의 물가전망을 내놓아도 '마지막 자존심'으로 오해받지 않으려면 그에 부합하는 행동을 보여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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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