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주가 하락에 대한 이유요? 글쎄요, 이걸 말씀드려야 하나…아,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 24일 증권사 보험 담당 애널리스트와 통화한 내용이다. 이날 삼성생명의 주가는 장중 최저가를 기록하다 결국 전 거래일보다 2% 가량 밀렸다. 공모가(11만원)를 밑도는 것은 물론, 9만원 선까지 위협받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주 들어 주가의 낙폭이 컸다.
이에 대한 이유를 알기 위해 삼성생명을 커버하고 있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글쎄요"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계속 보채자 "모르겠으니 삼성생명 측에 문의해 보라"고 한다. 난감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던 중 몇몇 애널리스트가 "꼭 익명으로 처리해 달라"며 조심스럽게 주가 하락의 배경을 설명했다. 확인 결과, 삼성광주전자가 삼성생명 주식 131만5880주에 대한 블록딜(대량 매매)을 시도했지만 수요 부진으로 실패한 것이 삼성생명 주가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귀결됐다. 다행히 '배짱 두둑한' 애널들의 코멘트 덕분에 이유를 알 수 있었지만 뭔가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사실 애널리스트의 코멘트를 일일이 다 받고 싶은 것은 어찌보면 기자의 욕심일 수 있다. 답변을 하고 안하고는 애널리스트 자신의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노코멘트'가 어떤 이유 때문인지에 따라 사정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처럼 기업 주가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입을 닫는' 처사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투자자들이 궁금해 하는, 기업 주가와 관련된 정보를 내놓는 애널리스트의 직업 특성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물론 주 거래 상대인 기관의 눈치를 봐야 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부분도 일견 이해는 간다.
한 애널리스트는 "특정 기업에 부정적인 내용의 코멘트를 하면 해당 기업 관계자에게 즉각 연락이 와서 항의를 받는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그 기업이 금융시장의 막강 실력자이고 기관투자가일 때는 더 그렇다.
하지만 그럼에도 책임감과 소신을 가진 애널리스트라면 '정확한' 내용에 대해 의견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익명의 형태를 빌려서라도 말이다. 그래야 원인을 알 수 없는 주가 급등락 현상으로 피해를 입는 투자자들을 줄일 수 있다. 그것이 애널리스트 본연의 역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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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황의영 기자 (apex@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