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영국 기자] 삼성전자를 지탱하는 양대 축 중 하나인 부품 사업부서들이 애플발 잇단 악재에 비상이 걸렸다. 애플과의 스마트폰 특허 분쟁에 이어, 양측간 거래 관계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비상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는 것.
6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등 iOS 기반 디바이스에 사용될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공급선을 삼성전자에서 인텔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인텔은 세계 최초로 3D 트랜지스터 설계와 22나노 공정을 적용, 저전압에서 고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아이비브리지’ 개발 소식 및 양산 계획을 밝히면서 모바일 AP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인텔의 AP는 전력 소모가 많다는 평가에 따라 모바일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으나, ‘아이브리지’를 통해 이같은 핸디캡을 만회할 기반을 마련한 것.
인텔과의 갈등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삼성전자의 사업조직은 시스템LSI사업부라고 할 수 있다.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그동안 소홀히 했던 비메모리반도체를 육성하기 위해 선봉으로 내세운 조직이 바로 시스템LSI사업부였고, 이 조직이 상당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 모바일AP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1분기 2조3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반도체사업부문 매출 9조1800억원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시스템LSI사업부 매출 중 60~70%가량을 모바일 AP가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가장 큰 고객은 애플이다.
물론 애플이 차세대 AP 제작을 위해 인텔과 손잡았다고 해도, 칩개발 및 제품 적용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리는 만큼 곧바로 기존 거래선과의 관계를 단절하지는 않겠지만,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로서는 새로운 매출원을 찾는 게 시급하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사업부 역시 애플과의 관계 악화가 남의 일만은 아니다. 애플로 공급되는 낸드플래시도 상당한 규모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금융회사인 파이퍼 제프리는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엘피다, 도시바, 마이크론 등 삼성 외 다른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을 추진 중으로, 삼성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LCD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DP(디스플레이패널) 사업부문도 상황은 마찬가지. 전체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애플에 공급하는 아이패드용 패널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출하한 9.7인치 LCD 패널은 400만대에 달한다. 현재까지 9.7인치 패널을 탑재한 제품은 아이패드가 유일한 만큼 전량 애플에 공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모바일 AP와 플래시메모리, LCD 패널을 포함해 지난해 애플이 삼성전자로부터 구매한 부품은 총 6조1852억원으로 소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올해의 경우 애플향 납품 규모가 8조원을 상회, 소니를 제치고 최대 고객으로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부품 사업조직으로서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고객이 애플인 것이다.
더욱 비관적인 것은 애플과의 관계 악화가 단편적인 사건 때문이라기보다는 애플의 전략적 움직임의 일환으로 파악되는 만큼 단기간 내에 회복되길 기대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최근 애플의 거래선 변경 움직임이 삼성전자의 ‘맞소송’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기보다는, 애초에 애플이 먼저 삼성전자에 특허 소송을 건 일 자체가 삼성전자와의 거래 관계 재정립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분야 경쟁사인 삼성이 핵심 부품 공급을 담당함에 따라 주문 시점과 주문량에 따라 애플의 차세대 제품 라인업과 제품 주기, 주요 사양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애플의 경각심을 자극시켰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삼성으로부터의 부품 조달 비중을 줄이고 거래선을 다양화하면서 공급 단가를 낮추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부품 사업조직, 특히 애플 의존도가 높은 시스템LSI사업부는 애플과의 관계 지속을 기대하기보다는 판매처 다변화에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안성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AP칩 수요를 계속해서 독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그게 오히려 지나친 낙관론”이라며, “시장이 커지면서 수요자는 구매처를 다변화하고 생산자는 판매처를 다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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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