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박민선, 정지서, 노희준 기자] 증권사들이 이달말께 정기주총을 앞두고 금융감독원출신의 임기만료 감사의 연임여부와 나아가 신임 감사 선임건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주총은 며칠 남지 않고 일부에서는 금감원출신 인사를 감사로 내정했는데 청와대와 금융당국은 최근 저축은행 문제로 금감원 출신자의 금융기관 감사 선임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어 '감사 수급난'이 돌발했기 때문이다.
금감원 출신 인사의 감사 선임 금지 조치가 이미 감사로서 활동중인 금감원 출신에도 해당되는 것인지, 아니면 신규로 선임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인지는 추이를 두고볼 일이지만 현 정황상 증권가에서는 올해 임기만료되는 금감원 출신 감사의 연임에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업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호흡을 맞춰온 금감원 출신 감사를 별다른 하자가 없는데 교체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지 않는 기류도 형성돼 최근 금융당국의 조치와 맞물려 결과가 주목된다.
증권업계의 경우 모두 31개사에서 금감원 또는 옛 증권감독원 출신 인사들이 감사직을 수행 중이며 올해 주총에서 16개사의 경우는 해당 감사의 임기가 만료돼 연임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 논란 및 병폐는 둘째치고 이번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감원이 고강도 대책을 내놓자 일부 증권사들은 그에 부합하면서 '비금융당국 출신' 적격 감사'를 물색해야 하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금감원이 내부적으로 감사추천제를 완전히 철폐하겠다는 초강수를 내놓으면서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금감원 출신 감사들의 연임 여부는 매우 불투명한 국면으로 빠져들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40개 증권사 가운데 31개사에서 금감원 또는 옛 증권감독원 출신 인사들이 감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사실상 70% 이상이 금감원 출신 인사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대다수 금융회사들의 주주총회가 이달 중 예정돼 있어 금감원에서 이같은 방침이 공식 전달될 경우 '감사 모시기'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올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금감원출신 증권사 감사는 ▲ 한국투자증권 김석진 ▲ 한화증권 하위진 ▲ 이트레이드 심형구 ▲ 대신증권 김기훈 ▲ SK증권 김성수 ▲ 메리츠종금증권 백수현 ▲ 골든브릿지 김병욱 등 16명.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사퇴가 결정돼 있지만 현 시점까지는 상당수 감사는 내부적으로는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는 상황이다.
◆ "즉각 대응 보다는 사태 추이 따라 대응"
이들 증권사 대부분은 아직까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연임 여부 자체에 대해 재검토하는 수순까지는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작스러운 조치인 데다가 금감원 출신 감사가 금융권 전반에 퍼져있는 만큼 특별 지침으로 확정돼 전달되기 전까지는 당장 변화를 감지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인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달 주주총회가 열리면 논의될 가능성은 있지만 갑자기 이런 사태가 발생됐다고 해서 바로 액션을 취하는 것도 아직은 아닌 것 같다"며 "이사회에서 감사 후보군에 대한 논의가 있겠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세워진 방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사태가 사태이니 만큼 금감원에서도 강력대응 방침을 내려야 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구두로 진행한다고 될 문제도 아니고 이를 제재할 목적이라면 관련 법규 등이 마련돼야 할 것인데 당장에 가능하겠느냐"고 말해 즉각적인 변화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었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되지 않을까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감원 출신 감사를 선임할 경우 소위 '흐름'을 아는 인사들을 통해 업무 처리 등에서 효율성을 얻어왔던 것도 사실인데 이를 원천봉쇄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극단적인 방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것은 금감원에서 퇴임을 앞두고 내려오는 일부 낙하산 인사들에 제한된 부분"이라며 "증권사들이 각 사업부문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전문가를 모셔올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은 너무 정치적인 조치"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일부사안을 전체 문제로 일반화 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에 대학교수 출신들을 감사로 모신 적도 있지만 이런 경우 원리만 알고 실무를 모르기 때문에 실제 역할을 못했다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며 "증권사의 모든 감사가 일방적으로(금감원에서) 내려보내진 인사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여론을 과하게 의식한 오버액션"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신임 감사위원으로 금감원 출신 인사에 대한 내정을 마친 증권사의 경우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대신증권은 IFRS도입을 위해 이미 윤석남 전 금감원 회계서비스 2국장은 내정, 공시까지 마친 상태이나 금감원측에서 통보가 있을 경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일고 있는 것.
대신증권 관계자는 "회계서비스 국장 출신인 만큼 IFRS관련 전문가를 모시려던 것"이라며 "금감원의 자정노력의 일환인 만큼 사태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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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