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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리콘밸리 투자 바람, 다시 거품인가?

기사입력 : 2011년04월20일 10:53

최종수정 : 2011년04월20일 16:44

- 하룻 밤에 큰 돈 거머쥔 신생 기업들, 거품 때의 '주도권' 짜릿한 경험
- 억만장자, 월가 큰 손 가담하면서 '줄세우기' 풍속도. 기존 VC들 '불만'
- "미쳐 돌아가고 있다" VS "구체적 사용자·수익 있고 지속 가능"

[뉴스핌=김사헌 기자]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실리콘밸리에 투자하길 원하고 있다".

최근 미국 벤처투자업체 벤치마크캐피탈은 휴대전화로 자동차 서비스를 주문하도록 해주는 신생업체 '우버(Uber)'의 지분 20%에 1200만 달러(원화 131억 원)를 들여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우버의 대표는 올해 34살의 청년으로, 갑작스럽게 과거 닷컴 버블 때와 마찬가지로 '주도권을 쥐는(in the driver's seat)' 짜릿한 흥분을 맛보게 됐다.

그는 벤치마크의 의사결정자들에게 자신들의 사업계획을 소개하는 동안 양해를 구하고 다른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로부터 세 차례나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벤치마크의 파트너는 "그런 사람들하고 말 섞지 말고, 당장 여기서 계약을 체결하자"고 나섰다.

이는 최근 실리콘밸리에 또다시 부는 '골드러시' 열풍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이처럼 새롭게 금맥을 찾는 탐사가들이 신생업체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경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체적인 통계수치가 최근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 벤처 투자, 최근들어 급증 "월가 큰 손도 진입"

미국 벤처캐피털협회(NVCA)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벤처 투자는 183억 달러에 그치면서 무려 12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그쳤지만, 2010년에는 218억 달러로 3년 만에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1년 1분기 동안에는 무려 70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6% 증가율을 기록했다.

첨단기술업체의 사모발행 증권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장외시장의 사모증권 거래를 중개하는 셰어스포스트(SharesPost)는 지난해 1분기에는 5개 업체의 지분을 20차례 정도 중개하는데 그쳤지만, 올해는 무려 40개 업체에 대해 거래 건수도 300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장외시장의 수요가 워낙 강한 덕분에 벤처 투자자들은 기업공모를 서두르라고 재촉하지 않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 지분을 보유하려는 태도를 보일 정도.

월가 대형 은행과 증권사들도 기업공모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이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페이스북의 자금조달 계약을 맺으면서 기업가치를 500억 달러로 끌어올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이를 계기로 한 달 뒤에 JP모간 체이스가 첨단기술분야에만 투자하는 '디지털그로우스펀드(Digital Growth Fund)'를 출범했다.

이 같은 최근 상황은 1995년 넷스케이프의 기업공모가 닷컴 광풍을 불러일으켰을 때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 뒤 2000년 닷컴 거품이 터지면서 실리콘밸리에는 실패한 기업들과 적자, 실업이 넘쳤다.

이번에는 그 때와 다르고 좀 더 지속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첨단기술 신생업체에 종잣돈을 투자하는 SV엔젤의 파트너는 "과거와 달리 수 백만 명의 사용자들과 현실적인 이익이 창출되고 있다"는 점을 제기한다.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업체인 트위터가 대표적인 경우다.


◆ 닷컴 버블 재연? "좀 더 지속가능해 보여"

벤처캐피탈 업체인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트 바이어스가 지난해 12월 트위터의 기업가치를 37억 달러로 보고 2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그 후 2달 만에 JP모간의 첨단기술주펀드는 다른 주주들로부터 지분 10%를 사들이면서 이 회사의 가치를 45억 달러로 평가했다.

트위터 측은 더이상 지분투자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 회사 주변에는 아직도 투자하겠다는 돈이 넘쳐나고 있다. 최근 장외시장에서 트위터의 주식은 회사 가치를 77억 달러로 평가하는 수준에 거래되고 있지만, 정작 트위터의 공동창업주는 "비현실적으로 보인다"고 언급할 정도.

실리콘밸리에 거품이 형성되면서 극장이나 클럽 입구에 줄을 세우는 것과 같은 '벨벳-로프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가들과 투자자들을 결합시켜주는 웹사이트 서비스를 하고 있는 엔젤리스트(AhgelList)는 지난해 약 3000명의 잠재적 고객들을 돌려세웠다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조급하게 투자수익을 돌려받으려는 투자자들로부터 신생업체들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Y-콤비네이터란 벤처캐피탈업체는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높은 진입장벽을 세워 이들로부터 분통을 샀다. 그 동안 종잣돈을 댄 업체들 중에서 제일 유망한 곳을 골라 사업설명회를 가지게 했는데,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을 이전에 투자한 사람들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사실 은행가들과는 달리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은 돈도 있지만 신생업체에 자문할 능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에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기회가 많다. 이렇게 해서 좀 더 많은 정보와 지분을 가질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난다.

이에 대해 냅스터의 공동창업주이면서 지금은 신생업체를 위해 투자자금을 모으는 일을 하고 있는 숀 패닝은 "투자자들이 다 동등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파트너가 되기에 충분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가진 투자자를 원하며, 긴 안목을 가진 선수들이 유리한 곳"이라고 그는 강조햇다.

이렇게 투자자를 구분하는 체계가 등장하자 일부 벤처투자자들은 손발이 묶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 신 풍속도 "벨벳로프, 엘리트 VC" 일부 벤처투자자들은 '분노'

JP모간이 첨단기업 투자로 뛰어들자 한 사모펀드의 대표는 '엘리트 벤처투자자'로 자처하는 사람들로부터 월가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항의성 전화를 몇 차례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 몇몇 유력 벤처투자자들이 이베이의 페이팔 사업부의 초기 경영을 맡았던 데이빗 맥클루어가 참석한 사적인 회동에서 억만장자 투자가나 월가 대형업체들이 잘 나가는 신생업체들에서 높은 가격을 매겨 자신들을 밀어내려고 한다는 불만을 터뜨렸다고 참석자들이 전하기도 했다.

구글, 트위터 및 페이스북 등의 유망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로 유명해진 베테랑 '엔젤' 론 콘웨이는 당시 참석자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계약조건이나 벤처자본, 가치평가 등에만 불만을 제기하기 보다 기업가들이 회사를 제대로 일으켜 세우도록 도와야 이 쪽 세계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모임은 야비하고 당혹스러운 것이었다"고 비난했다.

맥클루어는 트위터에 "론이 잘못의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대응했지만, 실제로 그는 몇 개월 뒤 담합을 통한 비윤리적인 거래를 조직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맥클루어는 러시아의 첨단기술업계의 억만장자 유리 밀르너와 손잡고 Y-컴비네이터에 650만 달러를 투입, 40개 유망업체들로의 진입에 성공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투자자 블로그에는 이들이 불공정하고 잘못된 방식으로 Y-컴비네이터와 거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불길처럼 일었다.

콘웨이는 논평을 삼갔으며, Y-컴비네이터 측은 "신생업체는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는 투자자로부터 투자자금을 받을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대응했다.

한편 최근에는 쇼셜네트워킹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야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다른 첨단기술 니치마켓에도 투자 경쟁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 틈새 기업이나 중견업체 심지어 검증받지 않은 기업까지 수혜

경량센서를 제작하는 그린구스(GreenGoose)는 지난 2월 샌프란시스코의 투자자컨퍼런스에 참여를 신청했다가 퇴짜를 맞았지만, 막판에 대신 무대에 설 기회를 얻게 됐고 이에 따라 50만 달러의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성공 스토리가 점차 흔해지고 있다.

2월 말에 LA에서 열린 '스타트업 위크엔드(Startup Weekend)' 행사에서는 위치기반 SNS 서비스인 'Zaarly)' 모바일앱을 개발한 회사가 데미 무어로부터 '모든 것엔 제 값이 있기 마련' 이란 찬사를 받으면서 48시간 만에 1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데미 무어 자신이 영화 '은밀한 유혹'에서 백만장자로부터 하룻 밤 대가로 100만 달러를 받은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투자자들 중에는 데미 무어의 남편 애시튼 컷처와 그루폰의 창업주가 만든 벤처펀드 라이트뱅크(Lightbank)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미 성숙도가 중후반 단계에 있는 기업들에게도 후한 투자 인심이 발휘되고 있다.

전통적인 벤처투자업체인 앤드레센 호로위츠는 좀 더 성숙한 기술업체에 투자하는 1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출범시켜 화제가 됏다.

경작지에 기후 모사를 제공받는 농가에게 날씨 보험을 제공하는 웨더빌(WeatherBill)이란 업체는 최근 네 곳의 벤처투자업체로부터 제안을 받은 뒤 마지막 2곳을 선택하면서 기업가치 평가를 50%나 높게 받았다. 투자한 곳도 구글 벤처와 설립한 지 5년이 된 4200만 달러 규모의 중견 벤처투자업체였다.

또 최근 각광받은 신생업체 스퀘어(Square)는 2750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뒤에도 2차 투자 자금을 모으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공동창업자이자 경영자인 잭 도지는 트위터의 창업주이자 회장이기도 하다.

개인이나 기업이 모바일기기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승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는 스퀘어는 실리콘밸리의 파워하우스인 세쿼이아 캐피타를 선택했고 이미 기업가치를 2억 4000만 달러로 평가받았다.

요즘처럼 광풍이 부는 시절에는 검증받지 않은 신생업체들도 10억 달러 가치평가를 받기도 한다. 앞서 밀르너가 이끄는 러시아 업체 DST는 유럽계 음악공유 서비스업체인 스팟티파이(Spotify)의 지분 5%를 5000만 달러에 사들였다.

이런 분위기에 모두들 즐거워하고 있지는 않다. 트위터의 초기 투자자였던 마이크 메이플스는 "모두들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때처럼 미쳐 돌아가고 있다"면서, 올해 1분기에 투자를 할 생각이 들지를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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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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