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9일 오후 1시 42분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국내외 마켓정보 서비스인 ‘골드클럽’에 송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핌=이강혁 기자] 현대차그룹이 채권단과 현대건설 인수 본계약을 지난 8일 체결하면서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7.75%에 이목이 모아진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 이전부터 사활을 걸었을만큼 경영권에 중요한 포인트이고,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해당 기업들의 주주들에게는 당연한 관심사다.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은 앞으로 문제의 지분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갈까.
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통해 현대상선 지분을 거머쥐면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家)의 지분율은 30%대로 올라간다.
지난해 말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범현대가가 참여하지 않은 탓에 40%대를 바라볼 수 있었던 지분율은 소폭 낮아진 상태다.
하지만 현재의 지분율만으로도 현대상선 경영권에는 상당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재계 한 인사는 "범현대가가 현대상선 경영권에 욕심을 내면 언제든 칼날이 될 수 있는 위협적인 수치"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보유지분은 곧, 현대그룹 전체의 지배력과 연결된다. 현대그룹 지배구조가 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증권-현대택배-현대아산 등 순환출자구조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에서 현대차그룹으로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넘어간 직후 채권단이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을 중립적인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안을 현대그룹에게 제안한 것도 이 같은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이런 중재안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전격적으로 시행해 우호지분 포함, 42%대의 지분을 확보했다. 현대건설을 포기할 수 없는데다, 현대건설 인수전이 장기화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었다.
재계 인사는 "각종 소송전이 난무하면서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딜(deal) 완료까지 최대 1년 이상 진행될 것으로 판단했었다"며 "채권단과 이 부분을 논의하거나 그렇다고 현대차그룹에게 손을 뻗기는 더더욱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현대건설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탓에 이제 첫 매듭 풀기는 현대차그룹의 의지에 달렸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정몽구 회장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일단 현대차그룹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지난 2월 중순,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의 공식 화해를 기다리겠다는 취지의 자료를 내자, 곧바로 "환영하고, 노력하자"는 뜻을 표명했을 정도다.
더구나 8일 본계약 체결식장에 이례적으로 실무자가 아닌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나와 현대상선 지분 문제에 대해 "잘 되지 않겠느냐"고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아직 서로간에 구체적인 얘기는 오가지 않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화해의 뜻을 밝힌만큼 좋은 방향으로 제안이 들어올지 지켜보고 있다"면서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 행사와 제사 이후 논의가 이루어질지 두고봐야 할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단기간에 어떤 제안이 오고 가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분위기다.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잔금납부도 남아있고, 지분 처리 문제 만큼은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동안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 체제에 대한 인정 여부는 범현대가 차원의 이슈였다.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그룹에게 양도하는 것이 서로에게 싸움의 빌미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 경우 '현씨 체제'를 인정한다는 범현대가 형제들의 반발도 있을 수 있다.
이른바 '왕자의 난'부터 시작된 정몽구 회장과 현대그룹의 앙금도 결단에는 장애물이다. 여러 차례 계속됐던 범현대가 형제들의 현대그룹 경영권 공격도 이런 맥락이다.
여기에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에 따른 현대그룹과 범현대가의 잡음을 해소할 수 있는 키를 쥐고 있지만 향후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생각하면 해결책을 내놓기 쉽지 않다.
현대건설은 장기적으로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이 기아차(1.8%), 글로비스(31.8%), 엠코(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현대건설+글로비스+엠코, 혹은 현대건설+엠코 등의 방법으로 합병과 분할을 반복하면 그룹의 지배력 확보는 어렵지 않게 해소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재계 한 고위 인사는 "현정은 회장이 시아버지와 남편의 유지를 이어받아 현대그룹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범현대가의 반감은 여전하다"며 "현대중공업이 현대차와 현대제철의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등 범현대가 결집이 이루어진 상황이어서 형제들의 의견을 배제한 정몽구 회장 단독의 지분 처리 결정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현대가가 오는 10일부터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 추모 행사를 잇따라 진행할 예정이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어떤 화해의 시도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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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