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8일 11시 50분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국내외 마켓정보 서비스인 '골드클럽'에 송고된 기사입니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블루칩을 포함한 미국 기업이 소위 ‘돈방석’에 앉은 것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불투명한 경기를 핑계 삼아 투자와 고용을 대폭 줄인 결과다.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진 현금 자산만 1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기업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은 투자자들 사이에 통상 매력적인 요인으로 받아들여진다. 향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부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하지만 현금 부자라고 모두 매력적인 투자 종목이 아니라고 스마트머니가 꼬집었다. S&P500 지수의 배당수익률이 1.7%에 그치는 등 실제로 기업이 배당에 적극적이지도 않은 데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현금 자산은 오히려 자금 운용 측면에서 경영진의 자질이 의심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시가총액 대비 현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동시에 투자 자산 대비 수익률이 낮은 종목은 경계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머니는 기간망 통신장비 업체인 텔랩스(TLAB)와 제약 업체 포레스트 랩스(FRX), 컴퓨터 업체 델(DELL)을 요주의 종목으로 제시했다.
텔랩스의 현금 규모는 시가총액 대비 무려 70%에 이른다. 고정자산 투자 수익률은 8%에 불과하다. 영업 측면에서도 텔랩스는 제 궤도를 벗어났다는 평가다. 올해 텔랩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전체 매출액의 50%를 버라이존과 AT&T에 의존하는 가운데 AT&T가 네트워킹 장비 공급 업체를 시스코로 전환하기 시작했기 때문.
텔랩스는 지난해부터 배당을 실시하기 시작, 매 분기 주당 2센트를 지급하고 있다. 이 같은 속도라면 현금을 주주에게 모두 지급하는 데 10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스마트머니는 지적했다.
특허 만료가 전반적인 제약주에 악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포레스트 랩스는 특히 문제가 심각한 업체로 꼽힌다. 포레스트 랩스가 보유한 현금 자산은 시가총액의 41% 수준. 월가 애널리스트는 이를 해외 시장 확대 및 연구개발(R&D) 투자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일 것을 주문했으나 포레스트 랩스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포레스트 랩스의 주가 수준은 최근 실적이나 향후 전망치에 비해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지만 눈덩이 현금 자산을 직시하는 순간 생각이 달라진다고 스마트머니는 전했다. 보유 자산을 성장 속도를 내는 데 활용하지도,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에 투입하지도 않는 이상 현금 자체가 투자 매력을 높이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PC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 투자자들은 여전히 델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익률이 높아지는 데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고, 지난 2분기 연속 월가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델의 매출액이 16% 증가한 데 반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6% 늘어나는 데 그쳤고, 이는 향후 성장성을 담보하는 데 역부족이라고 스마트머니는 지적했다. 델의 현금 자산은 시가총액 대비 31%로 집계됐다. 현 수준의 연구개발을 지속할 경우 12년치 자금을 손에 쥔 셈이다. 따라서 델이 연구개발 또는 배당 확대에 나서지 않는다면 앞서 세 가지 투자 매력에도 불구, 매수 여부를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