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상장이행 명령은 아니지만, 근거규정 무효”
[뉴스핌=한기진 기자] “법원이 신주상장유예 약관은 불공정하다고 했는데, 수일 내 신주 상장할 수 있었으면….”
지난 8일 법원이 한국거래소가 신주 상장을 유예시킨 것을 중지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소송에서 하나금융지주의 손을 들어주자 하나금융 분위기는 화색이 돌았다. 당초 지난달 28일 신주를 상장하겠다며 증권신고서에 명시, 금융당국에 보고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알렸는데 갑작스럽게 150주를 가진 소액주주의 제지로, 급정지되자 난처한 입장이었다. 하나금융 한 임원은 “외환은행 인수를 막기 위한 책략에 당했다”고 말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거래소가 하나금융의 신주상장을 유예시킨 약관의 일부 규정이 ‘불공정’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거래소는 하나금융 신주 상장을 이행하라”는 내용은 전혀 없다. 대신 “상장유예는 시장 영향여부를 봐야 하는데 객관적이고 명백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준법감시팀 관계자는 “거래소가 판단해야 하지만 명백히 (상장을)거부할 근거가 약해진 것 아니냐”고 했다.
법원도 이번 사안을 다루면서 고민이 많았다. 판례가 전혀 없는데다 자산 300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업들의 상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이번 재판을 맡은 성지용 부장판사는 “최초의 선례로 파장이 크다”고 했다.
◆ 사정 급박했던 하나금융
거래소가 하나금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주권의 상장 유예를 공시한 시기는 지난달 25일이다. 소액 주주 4명이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신주 발행을 무효를 해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조치였다. 같은 달 28일 신주 상장을 예상했다가, 기습을 당한 하나금융은 “신주 상장 유예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며 “28일 제기했다”고 밝혔었다.
확인 결과, 하나금융이 가처분 신청을 제출한 건 사흘 전인 25일로 거래소가 신주상장을 유예시킨 당일 날이다. 그만큼 사정이 급박했던 것을 반증한다.
◆ 법원 이례적으로 하루 만에 재판부 구성, 300조원 M&A 고려
이에 법원은 단 하루만(휴일 제외)에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부장판사 성지용)에 사건을 배정하고 신속하게 재판부를 구성했다. 법원 관계자는 “상황이 급박한 것을 이해한 조치”라고 했다.
첫 심문은 3월 2일 오후 2시 남부지법 법정 401호에서 하나금융과 거래소의 법률대리인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하나측 인사는 4명이 넘었지만 거래소는 1명만이 심문에서 맞붙었다. 심문이 끝난 뒤에도 양측은 추가 보충서면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며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결과가 나온 시각은 지난 8일 오후 4시경. 법원은 이날 ‘일부 인용’을 담은 결정정본을 양측에 팩스로 보냈다. 팩스를 받아본 하나금융 실무자는 “내용이 복잡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실무자가 담당 상무에게 5시경 보고하고, 하나금융은 최종적으로 “사실상 상장하라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부적으로 내렸다는 후문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법원이 상장 이행명령은 한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이고 명백한 게 아니면 이행을 거부할 수 없도록 했기 때문에 상장이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법원이 동 사건에 대해 일부 기각결정을 내렸다"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하나금융 신주 상장에 대해 지체없이 상장 공시위원회의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심의를 거쳐 상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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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