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금융인맥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이젠 낯설지가 않다.
은행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 하나금융지주의 김승유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동문인 고려대출신이다. 신한금융지주의 한동우 회장은 '관악파'이지만 신한은행 서진원 행장은 '안암파'이다.
증권계도 고려대 인사들 면모가 결코 약하지가 않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박현주 회장, 한국투자증권의 김남구 부회장,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 솔로몬투자증권 김윤모 사장, 유화증권의 윤경립 대표등이 범주에 든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거래책임을 맡고 있는 한국거래소의 김봉수 이사장도 고려대를 나왔다.
대체로 시중에서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금융가의 고려대 출신인맥 '좌장'으로 보는듯 하다.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인 그가 이명박 대통령과 동기이자 이래저래 대통령과 잘 '묶여져'있기 때문에 그런것 같다.
고려대 금융인맥의 상대적 돋보임에 대해 일부는 이명박 정부의 '우산 효과'를 들기도 한다. 개개인의 역량, 즉 해당업무의 '전문성'의 결과로 평가하면서도 은연중에 '다른 배경'을 드는 게 우리네 한 단면이다. 당당히 개인의 전문성으로 업무를 수행함에도 이를 정권과 학연으로 연결하려는 습성이 암약한다고 한 CEO는 꼬집는다.
근래 고려대 금융인맥의 '큰 형'격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연배로 김 회장의 10년 후배인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묘하게 만났다. 그것도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라는 대형 M&A 노선에서 껄끄럽게 부딪혔다.
물론 하나금융과 한국거래소라는 조직의 다툼이지만 그 수장이 '끈끈한(?) 동문 선후배 관계'이고 나아가 이들이 이명박 정권과의 인연도 남다르지 않아서 세간의 눈길을 끈다. 김승유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가 지상과업일 정도로 현재 막바지 추동력을 발휘중이다. 그런데 한국거래소의 한 조치가 '암초'로 작용, 끙끙 속앓이를 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거래소는 당초 지난달 28일로 예정된 하나금융지주 신주 3119만여주의 상장을 유예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형태로 발행된 이 주식은 주당 주가가 4만2800원, 총 1조3300여억원어치다. 이유야 어쨌듯 1조원대의 대규모 물량이 상장 유예된 것은 증권사상 '사건'이다.
한국거래소는 하나금융 신주발행 효력과 관련된 소송이 진행중이기에 상장규정 103조 조항을 적용해 조치를 취했다.
하나금융 소액주주 4명은 지난달 23일 서울 중앙지법에 신주발행 무효소송을 제기했고 하나금융측은 이에 거래소를 상대로 상장유예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상장규정상 소송 사유가 해소돼야만 신주 상장이 가능하다. 신주 상장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건은 별도라는 관측속에 문제는 유상증자 3자배정에 참여한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의 반응이다. 상장 유예로 유동성측면에서 발목이 잡힌 투자자들이 어떤 행동에 나설지는 알 수 없다. 투자자중에는 글로벌 단기투자자(기관)들도 눈에 띈다. 모 국내 투자자는 신주상장을 예상하고 공매도 전략까지 펼칠 정도였으니 하나금융입장에서는 유동성 조기 확보가 급선무이다.
불투명성 증폭으로 하나금융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본다.
하나금융은 대형 로펌을 동원해 한국거래소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 상장유예조치는 부적법하다.시장의 신뢰를 깨트린 행위다"라고 주장한다. 거래소는 "소송이 제기된 상태에서 상장유예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거래소 자의대로 법률적 판단을 할수 없다"며
하나금융의 언론 플레이에 다소 불쾌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법원의 판단에 따른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거래소의 하나금융 신주상장 유예조치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기존 구주 투자자를 위해 상장규정에 따라 적합하게 조치했다"는 거래소 옹호론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이해당사자인 소액주주 150주의 소송이 3000만여주의 상장을 교묘히 막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하나금융 동정론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28일 소액주주 80여명이 또 하나금융 신주발행 무효소송을 냈고 오늘(2일), 하나금융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 첫 심리가 열린다. 또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국회에서 인수반대를 위한 토론회를 연다. 국내 유수은행의 인수작업인 만큼 복잡한 다툼은 많을 것이다.
아무튼 증권가는 최소한 이번 신주상장 유예건은 적법한 토대에서 명확하게 정리돼 어느 누구라도 앞으로는 한국거래소의 상장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일이 없게끔 '시금석'이 놓여지길 바란다.
김승유 회장과 김봉수 이사장은 훗날 나눌 말이 많을 것 같다. / 증권부장 명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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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명재곤 기자 (s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