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규민 기자] SC제일은행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고 나서자 노조 반발과 직원들의 동요 등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성과평가 기준과 운용세칙 등을 촘촘히 완비하지 않은 가운데 직원들과 공감대 형성 없이 제도 도입에만 치중할 경우 부작용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전직원 연봉제 득실 논란으로 시끌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 경영진은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안으로 개별차등성과급제를 제안했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을 차등화 하자는 것으로 쉽게 말해 연봉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현재 SC제일은행을 포함한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점장과 본부장급을 제외하고는 근속년수에 따라 급여가 늘어나는 호봉제 방식을 택하고 있다.
SC제일은행 경영진은 전직원 연봉제를 내놓은 배경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란 논리를 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고민끝에 내놓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경영진의 실적이 시중은행 최저치를 달려왔는데 경영실패 책임은 지지 않고 연봉제 도입을 통해 임금을 줄이려는 의도로 의심된다”며 반발했다.
노조 반발과 무관하게 대다수 직원들도 노동 강도 강화와 급여수준 저하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경영진은 희망퇴직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후순위 발령제를 확대하겠다는 방안도 함께 내놓아 직원들 반발정서를 키우고 있다.
김재율 노동조합 위원장은 “실적이 안 좋은 직원들을 후순위로 배치하고 목표 실적을 이행하지 못했을 때는 임금을 45%까지 삭감하려고 한다”면서 “이는 자발적인 해고를 유도하기 위한 악의적인 행태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년을 불과 몇 년 앞둔 한 지점장은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퇴직 후 인생을 준비할 수 있는 조금의 목돈이라도 마련할 수 있다”면서 “이 제도가 없어지고 후순위로 배치되면 임금이 절반 가까이 삭감된 채 30년 가까이 일한 은행을 떠나야 하지 않겠느냐”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노조는 경영진이 제시한 어떠한 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에도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될 경우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파업 등 쟁의행위에 돌입할 계획이다.
◆ “정교하고 공정한 룰과 운영기반 없이 도입땐 큰 부작용”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봉제 도입이 일반화 돼 가는 추세에서 은행도 연봉제를 도입해 생산성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직원들의 공감대 형성 등의 준비 과정 없이 밀어붙이면 오히려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김상조 한신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은행업은 인적자원이 자산”이라면서 “개개인의 개발과 동기부여를 위해 차등 성과급을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하지만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 등 전제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긍정적인 성과보다는 비용이 더 많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적에 매달리다 보면 소비자의 권익보다는 개인의 실적을 우선할 가능성이 크고, 나아가서는 대형금융사고의 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김 교수는 “위험요소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조직 내부에서 CEO가 전략적으로 어떻게 잘 집행하느냐 또 감독당국이 이를 제대로 감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박재하 선임연구위원 역시 점진적인 준비과정을 거치는 등 시간을 두고 진행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은행은 영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총무부, 인사부 등 정확하게 실적을 명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부서도 많다”면서 “얼마나 공정하게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을 갖추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노사협의 사안으로 노사 간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없이 섣불리 추진하면 오히려 노사갈등,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 부작용만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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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배규민 기자 (kyumin7@y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