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이후 첫 일본 국가신용등급 강등, 'AA-' 전망 '안정적' - S&P
- 무디스·피치 "현 등급 유지하지만 재정전략 표류시 강등 압력 발생" 경고
- S&P "사회보장, 소비세 등 세제 개혁되면 등급 하락 압력 완화될 것"
- 엔화 전반적인 약세, CDS프리미엄 확대
[뉴스핌=김사헌기자]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전격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27일 S&P는 일본의 장기 외화표시 국채 발행자등급, 이른바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계단 강등한다고 발표햇다. 이로써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은 최상위인 '트리플에이(AAA)'보다 세 계단 낮은, 중국과 같은 등급이 됐다.
지난 수년 동안 정치인들이나 신용평가기관들은 일본이 경제 규모의 두 배에 달하는 막대한 공공부채를 줄여야 한다고 경고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지만 상황 개선은 진척이 거의 없었다.

◆ S&P "日 부채 문제 2020년대 중반까지 계속 악화 예상"
S&P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일본의 등급 강등은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채무 비율이 동일 등급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은 데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충격 등으로 인해 앞으로 전망으로 볼 때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마도 2020년대 중반은 되어야 그 비율이 고점을 지나게 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S&P는 이어 "우리가 보기에 집권 민주당은 부분적으로는 지난해 여름 참의원 다수당 지위를 잃음으로써 이 같은 부정적인 공공채무의 변화 추세를 교정할 수 있는 포괄적인 전략이나 해결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S&P의 전격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일본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일시 83엔 선까지 약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으며, 일본 국채 CDS프리미엄이 상승했다. 또 요사노 가오루 경제상은 이번 S&P의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일본이 재정적 규율을 유지하는 동시에 금융시장의 신뢰를 획득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엔화 환율 상승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삼간 채 환율이란 매일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변화를 보이는 법이라고만 말했다.
사실 다수 선진국들이 막대하게 불어난 부채를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동안에도 일본은 1990년대 발생한 부동산 거품 붕괴 사태 이후 장기 불황인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계속해서 적자 규모를 늘려왔다. 일본이 다른 선진국에서는 불가능한 규모의 공공부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적자국채 발행분의 90% 이상을 국내에서 소화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S&P의 일본 국가신용등급 강등은 크게 놀랍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다만 이번 S&P의 조치는 신용평가기관들이 앞으로 일본의 부채 문제를 주목할 것이며, 필요에 따라 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일종의 신호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유럽 사태에서 보이듯, 문제를 가벼이 넘겼다가는 진짜 어려운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S&P는 등급을 강등했지만 'AA-' 등급의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대외수지가 강력하고 통화정책 상의 유연성이 재정 부문에서 발생하는 압력을 상쇄할 여지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장기 국가채무는 올해 3월말짜지 약 869조 엔(1경 1702조 원 상당)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예상 GDP 대비로는 204%에 달해 OECD 기준 그리스의 137%나 아일랜드의 113%를 크게 상회한다.
◆ 무디스·피치 "日 등급 유지, 재정 감축 못하면 강등 압력"
한편 S&P의 전격 등급 강등 직후 다른 주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와 피치(Fitch Ratings)는 곧장 자신들이 부여한 현행 국가신용등급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이날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관계자는 S&P의 일본 국가신용등급 강등 발표 직후 논평을 통해 "일본의 현행 'Aa2'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무디스는 "일본 정부가 적시에 재정적자을 줄일 수 있는 능력이 우려된다"면서 "앞으로 몇달 간이 신용전망에 매우 중대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무디스는 "일본 정부가 낮은 조달 비용으로 적자를 채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면서 "금융시장의 신뢰를 잃지 않으려면 적절한 시간 내에 적자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나아가 "당장은 일본이 법인세 감면 등 경제를 강화할 수 있는 세제 개혁을 입법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피치도 같은 날 일본 국가신용등급이 "저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정부 능력에 의해 지지된다"고 전제한 뒤 "다만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 표류하게 될 경우 등급 하향압력이 발생할 수는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일본의 인구 노령화와 저축 감소세가 중기적으로 정부 적자 조달 능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일본은 부정적 압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정건전화 전략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피치는 "특히 올해 일본의 정치적 여건이 재정 건전화를 진전되도록 이끌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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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