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금조달 원천 확인되지 않으면 우선협상대상자 해지 법적 권한 있어
- “법률 효력 불충분” 결론, 해지 근거 확보…해지 혹은 주식매매체결 거부
- “소송 등 장기전 이미 예상하고 있다”…양측 장기전으로 진입할 듯
- 현대차그룹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 넘어갈지는 미지수
[뉴스핌=한기진 기자] 현대건설 인수전의 판이 깨지게 됐다. 주주협의회(채권단)가 현대그룹이 제출한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대출확인서에 대해 “법률효력이 불충분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로써 채권단은 양측이 맺은 양해각서(MOU)를 해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앞으로 열릴 주주협의회에서 양해각서 해지 안건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MOU해지 대신 주식매매계약체결 거부도 예상된다. 본계약 단계에서 이를 거부해도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게 채권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다만 현대그룹이 MOU 해지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법원 결정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변수로 남아있다.
◆ 22일 현대건설 인수전 최종 판가름
15일 오전, 채권단 법률자문사인 태평양 법무법인은 현대그룹이 제출한 나티시스은행 1조 2000억원에 대출확인서 법률 검토 끝에 “법률 효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난 3일 제출한 1차 대출확인서의 서명인이 이번에도 같았고, 향후 추가 보증 여부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던 게 이 같은 판단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은 이날 오후 3시 열린, 채권단 실무자들의 운영위원회에 이를 설명했다. 운영위는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현대그룹의 대출확인서가 인수자금을 증빙하지 못한다고 인정했다는 의미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주주협의회가 자문료를 지불하고 있는 법률자문사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채권단 주축인 외환은행 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은 각각 의견을 조율해, 오는 17일 최종 안건을 확정하고 22일까지 서면 동의를 받아 현대건설 매각 관련 문제를 매듭짓는다. 채권단은 주주협의회에 상정할 안건과 관련해 현대그룹과 맺은 MOU 해지 여부 등을 포함해 폭넓은 범위에서 논의해본 뒤 구체적으로 정하기로 했다. 안건이 통과하기 위해서는 의결권 비율로 80% 이상의 주주가 찬성해야 한다.
◆ “MOU에 해지 법적 권한 있어”
사실상 채권단은 현대그룹과 MOU를 해지,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할 것이 유력하다.
채권단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MOU에는 우선 ‘자금조달 증빙에 필요한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고 ‘자금조달 원천이 확인되지 않은 사유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이 발생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책금융공사 고위관계자는 “MOU는 채권단이 법적 권한을 확보했다는 의미이고, 해지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운영위가 내린 결론을, 각 기관들이 최종적인 방침으로 확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MOU해지 안건을 주주협의회에 부의할 것이 확실하다. 대신 법률 분쟁을 피하기 위해 현대그룹과 주식매매계약 체결 거부로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통상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본 계약이 깨지는 것은 다반수고, 매각자가 ‘가격’ 등의 이견을 들어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거부할 수 있다.
MOU 해지 혹은 주식매매계약 체결 거부를 현대그룹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 확실하다. 양해각서 해지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해, 안정장치를 미리부터 마련해 논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채권단 내부에서도 소송을 예상하는 관측이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M&A가 깨지는)이런 경우 소송 등 장기전으로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자동차그룹과 MOU를 체결할지는 미지수다. 이럴 경우 야기될 소송 등을 우려, 채권단에서도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