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기자] 노래방 기계로 유명한 TJ미디어의 최대주주는 64.68%를 가진 윤재환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이다. 이들에 이은 3대 주주는 신생 투자자문사인 머스트투자자문이다. 지난달말 기준으로 지분율이 9.64%에 이른다.
"5%이상을 매입한다는 것은 매우 큰 핸디캡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것을 감수할 만큼의 확신이 있기 때문이죠"
김두용 머스트투자자문 대표이사는 "확신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어요"라며 껄껄 웃는다.
운용규모가 400억원 정도 밖에 안되는 소형 투자자문사가 시가총액 1000억원도 안되는 중소형주를 5% 이상 지분을 사기란 쉽지 않다. 우선 포트폴리오에서 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또 5% 이상을 보유하면 지분 변동에 대해 공시를 해야하는 제약을 받는다. 자칫 팔 때 스스로 가격을 낮춰가며 팔아야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머스트투자자문은 종종 5% 이상의 지분 소유 공시를 내놓는다. TJ미디어 외에도 리드코프, 성우몰드, 진양산업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김 대표는 "실제 매매에서 6개월 정도까지 장기간에 걸쳐 적정 수준이라고 설정해놓은 주가에 차분히 매입하기 때문에 당장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며 "차익실현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 서면 1,2일내 어떤 때는 6분내에 모두 처분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부담이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머스트투자자문은 대형주 없이 철저하게 중소형주에만 집중한다. 또 선택된 중소형주는 집중적으로 많이 사들이는 투자전략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철저한 기업분석이 뒷받침돼야한다. 이게 김 대표가 말하는 "배 밖으로 나온 확신"이다.
머스트투자자문의 탐방 스타일은 이미 업계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알 정도로 집요하다.
"상상할 수 없는 것까지 조사한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오너의 머릿속까지 들여다볼 수 있을 만큼이라고 하면 적당할까요?"
이같은 집요한 탐방은 산업 스파이로 오해받을 정도로 웃지 못할 해프닝을 많이 만들어냈다.
그리고 결국 이들의 이러한 '철저함'에 놀란 경영진 중에는 직접 자기 자산을 맡기며 '고객'으로 탈바꿈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 '현명한 고객'에 대한 애착
머스트투자자문의 또다른 투자스타일은 현금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것. 지난해 이래 현금 비중을 20% 이상 유지 중이다.
이는 두가지 포석이다. 예상치 못한 일로 가격이 급락했을 때 사기 위해 실탄을 준비하는 것이고, 최대한 낮은 가격에 사기 위해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
김 대표는 "두달동안 현금 비중이 30~50%까지 될 수도 있다"며 "이는 투자자가 주식을 하라고 맡긴 돈이 아니고 투자운용을 맡긴 것이므로 주식 매수에 한달 혹은 그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투자자'에 대한 까다로운 기준을 갖고 있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머스트투자자문의 고객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1시간 가량의 인터뷰를 거쳐야한다. 현명한 투자자와 현명한 투자회사가 만나야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 대표는 "서로가 서로를 잘 알아야 하는 것인데 조급하거나 고수익에 대한 기대가 크신 분이라면 함께 투자를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대신 최대한 투자자 입장에서의 '상식'을 존중하는 것도 그가 고객들에게 이해받는 또 하나의 비법이다. 이를 얘기해주는 것이 수수료다.
머스트투자자문은 1%의 선취수수료와 5% 이상 수익시 초과분에 20%의 성과수수료를 받는다. 그리고 손실분을 만회할 때까지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즉, 10억원을 맡아 첫해에 5억원의 손실, 둘째해에 4억원의 이익, 셋째해에 3억원의 이익이 발생했다면 머스트투자자문은 둘째해까지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그리고 셋째해에도 원금 10억원을 넘어서고, 5% 이상 초과 이익에 대해 수수료를 받는다.
김 대표는 "독소조항이라 여겨지지만 이 때문에 극단적으로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원동력이 됩니다"라며 " 고객 입장에서 선취수수료처럼 아깝고 비합리적인 것은 없기에 이를 앞으로 더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아직 '성공'을 말하기에 이르다며 먼 미래에 대한 꿈을 내비쳤다.
"한 10년쯤 뒤에는 후배들, 또 순수하게 투자 세계에 뛰어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투자만 열심히 해도 투자회사의 오너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김 대표의 희망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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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