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아일랜드 구제금융을 둘러싸고 유럽연합(EU)내에서 불거지고 있는 불협화음과는 달리 국제통화기금(IMF)은 정작 이같은 관심을 다소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IMF는 전체 구제금융 자금의 3분의 1 가까이를 지원할 예정이며, 향후 아일랜드의 긴축 정책 전반을 살피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간 유럽 각국은 그리스 채무 위기와 관련해 보여준 IMF의 전문성과 관리 능력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에서 IMF의 위기 해결 능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 아일랜드 구제금융과 관련해서는 다소 평가가 엇갈리는 듯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IMF에서 일한 바 있는 도메니코 롬바르디 브루킹스 재단 연구원은 "그리스 문제는 개별 국가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으나 아일랜드 구제금융 문제는 유로존 전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IMF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금융위기 당시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구제금융을 실시한 바 있으며 그리스 채무위기 당시에는 더욱 강력한 위기 대응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EU의 유럽금융안정성기금(EFSF)과 공동으로 활발한 구제금융 지원활동을 통해 위기의 신속한 차단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IMF는 현재 어떤 위기 상황에 어느 정도의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지 공식화된 규정은 없다.
따라서 IMF나 EFSF 역시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어 큰 이견이 빚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양대 기금이 적용하는 이자율이 다르기 때문에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는 정도다.
EU 각국은 자국내 금융기관들의 손실을 차단하기 위해 아일랜드 국채의 구조조정이나 헤어컷(헐값매각)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사이먼 존슨은 "IMF는 은행권의 부실채권 처리문제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아일랜드의 법인세를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 IMF는 EU보다 민감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피터슨 재단의 아브린드 수브라마니언 자문위원은 "그리스 구제금융의 경우 공공 부문에 대한 위기 지원이었다"며 "하지만 아일랜드의 경우는 민간 부문에 대한 유동성 지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 금융업종 부문의 위기를 아일랜드 정부에 대한 재정 지원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아일랜드 문제의 경우 IMF 자금이 얼마나 본래 궤도를 벗어나 전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관료들도 이 문제에 대해 추후에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MF는 원래 전후 고정환율제를 운영 감시하는 역할을 위해 설립됐으나 점차 각국의 재정 문제에 관여하면서 자금 경색시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나 아일랜드와 같이 유로존 역내 통화 문제에 개입할 경우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
존슨은 "IMF가 기축통화 문제나 재정 불안이 없는 지역에 대출을 실행한다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며 "IMF가 금융 안정성을 지원하기 위해 자금을 공급하는 쪽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하려 한다면 원론적 기능부터 다시 살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IMF 내 이사국도 이 같은 문제를 직접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IMF의 정당성이 훼손될 우려는 없어 보인다.
존슨은 "만약 IMF가 민간 은행권의 채무조정을 강요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면 위기 해소를 위한 시간은 지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