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금이란 1년을 초과하여 한 직장에서 근무하게 되면 받게 되는 ‘후불적 임금’의 성격을 갖는 돈으로 근로기준법 등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반드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만에 하나 사업주가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까지도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오는 12월 1일부터는 4인 이하 사업장에서도 퇴직급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이 개정되었기에 퇴직금과 관련된 파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구나, 퇴직금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고용관계의 다변화, 전문직 고소득근로자의 등장, 노동 3권보장 등으로 모든 근로자를 사회적 약자라고만 볼 수 없기 때문에 민법의 기본원칙인 사적 자치(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일 때가 많다는 논의도 나오고 있는 만큼 일도양단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욱이 사업장마다 퇴직금 처리방법도 천태만상이어서 법원과 행정부의 해석이 다를 때도 있고, 법원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던 차에, 지난 2010. 5.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퇴직금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을 피력한 바 있어 그동안의 논의를 소개해 드릴까합니다.
예전에 근로자가 1년 넘게 근무하면 퇴직금을 줘야 하니까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퇴직(통상 11개월근무후 퇴직)후 재입사형식’을 취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법원에서는 ‘계속적인 업무인데도 불구하고 퇴직금 지급을 회피할 목적으로 사업주가 임의로 사직처리하고 일정기간의 휴직기간을 거친 후 재입사시키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행하는 경우’라면 동일사업에 사실상 계속근로한 것으로 인정하여 근속근무연수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인정해 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1997. 3.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중간정산제’를 명시화함에 따라 다수의 회사에서 연봉제계약(적립형, 일시금형, 정산형)이나 포괄산정임금제(매월 임금에 퇴직금내역을 포함)를 통해 중간정산제에 갈음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달라지는 것이 없었으니 결국엔 조삼모사(朝三暮四)일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에, 법원은 연봉제계약이나 포괄산정임금제라 하더라도, 중간정산약정의 편법행위로 보아 추가로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였습니다(대법원 2008다9150, 2005도467, 2002도2211, 2002다2348, 2001다54854, 서울북부 2009가단45495, 서울지법 2002나24439, 서울행정 2009구합18622 등). 즉, 법원은 근로기준법 제34조 제3항 규정에 따라 ① 근로자의 명시적 요구에 따라(최근에는 ‘근로계약서’상 중간정산인정특약 이외에 별도의 ‘중간정산요구서’작성을 요함) ② 후불임금의 성격에 비추어 과거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으로서 그 금액이나 비율을 명확히 정한 것으로서, ③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면 중간정산이나 퇴직금선지급의 유효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전원합의체 판례(대법원 2010. 5. 20.선고 2007다90760판결)가 입장을 밝힌 부분은 탈법과 합법의 중간영역에 속한 사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즉, 근로자가 근로계약서 등을 통해 ‘장래의 퇴직적립금으로 지급받겠다’고 자발적이고도 맹백하게 동의하여 퇴직금분할약정이 체결된 경우에도 회사가 무조건 퇴직금을 추가 지급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였던 것입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3년간의 고심 끝에 “당해 약정은 퇴직금의 사전포기약정으로 무효이므로 회사는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주어야 한다.
하지만, 근로자도 이미 수령한 퇴직금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해야 한다. 그렇다면 회사와 근로자가 서로 주고받을 것이 있으니, 회사는 부당이득채권으로서 근로자에게 지급할 퇴직금을 상계처리를 할 수 있을 것이나, 퇴직금의 공익적 특성상 퇴직금채권의 1/2 초과부분만 상계처리 가능하다(원심법원은 전액 상계처리가능하다는 입장이었음)”고 하여 ‘사용자와 근로자’, ‘강행법규와 사적자치’의 중간점에서 해법을 찾았던 것입니다.
변호사 임상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