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가치 투자란 기업의 자산가치, 수익가치, 성장가치 등을 분석하고, 이에 비해 가격이 낮을 때 사서 적정한 가격에 다다르면 파는 것. 워런 버핏, 피터 린치 등이 대표적인 가치투자자로 꼽힌다.
국내에도 여전히 소수지만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들이 있다. 이에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대표적인 가치 투자자로 꼽히는 이들을 만나 그들의 투자 철학과 성과, 고민과 꿈을 들어보았다.

[뉴스핌=김동호 기자] "1등 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해보이고 뻔하기까지 한 말이다. 그러나 이를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아는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그런 사람이다.
강 회장이 1등 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호황 때는 1등도, 2등도 모두가 이익을 낼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누가 불황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가다"
언제나 호황과 불황은 반복되고,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1등 기업만이 불황을 견뎌내고 초과이익을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이 강 회장의 지론이다.
이른바 1등 기업에게는 불황이 경쟁 기업들을 제치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얘기다.
◆ "위기가 곧 기회다"
강 회장이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IMF(외환위기) 시절 1억원을 주식에 투자해 1년 10개월만에 156억원으로 불리면서 부터다. 이 때부터 '강방천'이라는 이름 석자와 강방천식 가치투자가 세상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3번의 기회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가 말하는 3번이란 지난 1992년 외국인에게 국내 주식시장 문호가 열린 때와 외환위기, 2000년 이후 저금리 시대의 도래다.
첫번째 기회는 스스로 몸을 만들었을 때 마침 제도가 바뀐 것이다. 1989년 당시 쌍용증권(현 신한금융투자) 신설동지점에서 증권영업을 하면서부터 강 회장은 가치투자에 눈을 떴다. 당시 시장은 건설 증권 은행 등 소위 3대 트로이카주가 주도하던 시기였다. 재무제표 등 기업분석보다는 소문에 따라 주식을 사고팔던 때였다.
강 회장은 대학시절부터 갈고닦은 회계학 지식을 바탕으로 기업들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같은 종목 고르기는 1992년 외국인의 국내증시 진입과 더불어 소위 '저(低)PER주 혁명'과 함께 활짝 꽃 핀 것이다.
뒤이어 외환위기가 닥쳤다. IMF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그는 수출 관련 기업과 우선주에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 주가를 하락하고 있지만 환율이 오르니 수출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이익이 증가하나 보통주에 비해 턱없이 싼 우선주들을 집중 매수했다.
이때 그가 사들인 종목은 영원무역과 대덕산업. 이들은 각각 스포츠웨어 전문업체와 인쇄회로기판 생산업체로 두곳 모두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이익구조가 우수했다.
이러한 강 회장의 판단은 적중해 대부분의 주식이 떨어지던 IMF 당시 두 회사의 주가는 상승, 2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강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들 주식으로 얻은 수익을 증권 우선주에 모두 투자했다. IMF를 거치며 기업이 좋아지고, 그러면 따라서 주식거래량이 늘 것이라고 생각한 것.
주식거래가 늘어나면 증권사가 돈을 벌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렇다면 우선주에 주목한 이유가 있었을까. 강 회장은 "IFM를 거치면서 주주들의 배당 요구가 증가하고 그러면 우선주의 효용이 휠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1998년 3월 대신증권과 동양증권 등 여러 증권사의 우선주를 사들이기 시작해 그해 12월 이들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1년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3억원의 자금은 6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어 강 회장은 장기적으로 보유할 만한 주식을 찾기 시작했으며, 이후에도 그는 승승장구했다.
◆ "가치가 가격을 결정한다"
그럼 강 회장이 생각하는 가치투자란 무엇일까.
"가치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는 것을 믿는 신념,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힘(인내)"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럼 가치란 무엇이냐고 다시 묻자 강 회장은 눈빛을 빛내며 "자산도 가치, 현재의 이익도 가치, 미래의 이익도 가치, 모든 것이 가치다"라고 답했다.
각각의 무게 중심이 다를 뿐, 이러한 가치들에 주목해 투자하는 것이 모두 가치투자라는 것이 강 회장의 생각이다.
이 중에서도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기업의 이익이다.
주식은 계속되는 기업의 주인이 되기 위한 방법이며, 따라서 기업의 이익이 주식을 매수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현재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이익 역시 중요하다.
◆ "기업 이익을 상상하라"
강 회장은 "상상력을 동원해서 미래의 이익까지 생각해야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회계학의 한계를 넘어 상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계학의 토대 위에 상식의 잣대를 추가해 회계학에선 인정하지 않는 미래의 가치를 추정해 낸다는 것.
다만 이러한 이익추정 과정에서 추정의 오류를 없애기 위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 회장은 조언했다.
상상력을 동원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하는 기자를 위해 강 회장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몇가지 예를 들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세탁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며 보통 사람들이 가전제품업체에 주목할 때, 강 회장은 한발 더 나가 세제를 만드는 회사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세탁기 판매가 늘면 당연히 세탁기를 돌릴 때 사용하는 세제의 판매가 늘고, 그렇게되면 세제업체의 이익이 증가하게 된다는 얘기다.
또한 국내 영화관 체인들이 늘어나며 상영관이 증가할때 영화관의 이익이 늘 것이라는 생각에서 한발 더 나가 영화 배급사의 이익 증가를 생각한다는 것이 강 회장의 설명이다.
강 회장의 상상력 투자는 쉽지만은 않다. 일반 투자자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많다.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무엇(?)을 보고서 투자대상을 선정한다는 게 과연 모든 투자자들에게 통용될 수 있을까.
고수와 아마추어. 실적이상의 상상력을 추출하는 능력이 그 차이점이라면 우리는 강 회장의 얘기를 더 들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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