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사업포기도 아니고,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밝히지 않는 모호한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건설사업을 마치 정치하듯이 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
총 사업비 31조원의 대형 사업인 용산 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에서 삼성물산은 건설투자자 주관사를 맡고 있다.
삼성물산은 건설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맞은 지난해부터 코레일이 사업조건이 좋지 않아 사업성이 떨어지는데다 사업비 조달을 건설투자자에게만 전담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시정이 없으면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삼성물산의 반응에 대해 용산 개발사업의 지주격인 코레일은 올들어 삼성물산측에 용산사업에서 지분을 양도하고 물러날 것을 두차례에 걸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첫번째 공개 요구 당시에만 해도 삼성물산에 대채 완전 퇴출을 결정하지 않았던 코레일 23일 진행된 용산개발사업 이사회에서는 아예 삼성물산을 배제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보이고 있는 삼성물산의 행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우선 삼성물산은 코레일이 삼성물산에 약속 이행을 요구하고, 만약 이를 거부하면 사업에서 떠날 것을 요구한 첫번째 기자회견 이후 '사업 철수 의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곧 이사회 결정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3일 코레일의 두번째 성명에 대해서는 "이사회 결정이 그렇다면 따를 수 밖에 없지 않냐"는 어정쩡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말 그대로 확실한 포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도 아닌 알 수 없는 뉘앙스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사회 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다. 한마디로 결국 포기할 사업을 이상한 형태로 퇴출되고 있는 게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서 삼성물산이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대형사업 포기를 앞두고 보인 삼성물산의 어정쩡한 행태는 앞서 결정된 둔촌주공재건축 수주에서도 나타났다.
2002년께 도급제 사업방식으로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 지위를 차지했던 삼성물산은 도정법 도입 이후 올해 재개된 시공사 선정에서 GS건설, 롯데건설 등과 더불어 재수주에 나섰다.
하지만 조합측이 무상지분률 160% 이상의 지분제 사업으로 변경을 요구하자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업 철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삼성물산은 컨소시엄 동료 GS건설이 완전한 철수를 선언한데 비해 사업 포기 선언 없이 시공사 입찰에 응하지 않는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면서 사업에서 빠진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달 사이를 두고 잇따라 대형사업에 대해 불확실한 태도를 보인채 사업에서 배제되고 있는 삼성물산의 모습은 향후에도 좋지 않은 시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최대한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삼성물산의 사업행태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정치하듯 사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을 포기하든 속개하든 확실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오히려 시장과 당국, 건설업계 모두에게 불신감을 주고 있다"며 "신뢰가 생명인 기업의 업무에도 국내 1위 그룹사인 삼성그룹의 계열사 삼성물산이 이처럼 모호한 태도를 지속해서 보인다면 업계에서 아주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