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스탠리의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앤디 셰(Andy Xie)는 지난 22일 마켓워치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 같이 주장하고, 따라서 벤 버냉키(Ben S. Bernanke)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주문했다.
셰는 "우리는 지금 세계화의 추세에 따른 힘의 작동과 정책적 실기 사이의 상호작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화는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극도로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초국적기업들이 이끈 세계화로 인해 미국 같은 대규모 경제도 소규모 개방경제같은 행태를 보이는 등 "수요는 여전히 로컬에 국한되지만, 공급을 글로벌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양상"이다.
결국 셰는 연방준비제도나 유럽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에 나서면 이것은 결국 세계 경제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으며, 자금이 비용이 낮고 은행시스템이 건전한 곳으로 흐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은 자국 경제가 아니라 "신흥경제의 자산거품을 유발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990년대 초 미국 저축대부조합의 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유사한 경험이 있다면서, 당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자 서구 은행들이 동남아로 대출을 늘려 부동산거품을 유발했고 이어 미국이 다시 긴축정책으로 돌아서자 자본이 회수되면서 1997~98년 아시아 금융 위기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의 사정은 이전보다 훨씬 더 대규모로 또 더욱 다각화된 방식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은 1990년대 초반보다 약 세 배 정도의 큰 세계 경제 왜곡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은 막대한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음으로써 부양책 효과를 매우 큰 부분 흡수한 것이 1990년대와 차별적인 부분인데, 금융 위기가 부양책의 큰 부분을 잡아먹기는 했지만 여전히 지금에도 신흥경제가 과열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부양책이 엉뚱한 곳에서 효과를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셰는 지적했다.
선진국의 부양책이 작동하도록 하려면 초국적 기업들이 다시 선진국에서 설비투자를 하고 싶을 정도로 신흥경제에서의 비용이 높아져야 하지만, 이런 일은 불가능할 것이므로 결국 부양정책은 '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결론.
신흥경제가 인플레이션으로 타격을 입은 뒤에는 교역과 외환시장 그리고 결국 기대 인플레이션을 통해 선진국도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 셰의 결론이다.
한편 셰는 "인플레이션이란 화폐현상"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선진국은 막대한 자금 공급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로 인해 취약해진 은행권이 화폐 유통속도를 느리게 하고 있고 수요가 부진해 가격을 올리기도 힘들 뿐더러 초국적기업이 신흥경제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지 않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 앞서 두 가지 요인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 두 요소가 제거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인플레가 발생하기 전에 중앙은행들이 화폐를 다시 거두어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게 될 것이지만, 중앙은행들이 세계경제로 투입된 돈을 흡수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셰는 예상했다.
더구나 앞서 두 가지 일시적인 요소들이 제거되지 않는다고 해도 신흥경제에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연준이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구사하면 유가와 금 시세를 비롯해 상품물가는 급등하며 큰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구나 신흥경제는 경기 과열으로 인해 고용비용이 상승 중인데, 수출제품에서 고용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 비용이 연 20%~30% 정도 상승하면 이것 자체도 인플레이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셰는 덧붙였다.
셰는 디플레이션 우려는 주로 일본의 사례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의 경우 엔화 강세가 디플레이션을 유발했지만 사실 엔 강세는 그 동안 중국으로부터 저렴한 재화 및 서비스 수입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나쁜 디플레'를 유발하지는 않았다고 새롭게 평가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세계화로 인해 지금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 등 선진국 경제는 느린 성장률과 고실업률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기부양책은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버냉키 의장이 부양책에 대한 집착에서 빨리 깨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