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덕 기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스펙(specification·외적조건)을 갖춰가고 있다. 무슨 말인고 하니 M&A(기업인수·합병) 시장에서 스팩 회사들이 본래 설립 목적에 걸맞은 성과를 낼 시점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하반기 주식시장에서 다시 한 번 스팩주(株)가 돌풍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스팩주(株) 열풍이 ‘대박’을 노린 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에 기인한 것이라면 이제부터는 스팩의 가시적 성과를 예상한 합리적 투자 대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돈도 돈이지만 자존심 걸린 문제
스팩은 M&A만을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서류상 회사)로 국내에는 지난 3월 첫 선을 보였다.
3월 3일 상장된 대우증권스팩1호(정식법인명 : 대우증권그린코리아기업인수목적(주))가 첫 테이프를 끊은 뒤 미래에셋, 현대, 동양, 우리, 신한, 신영, 한화증권이 잇달아 스팩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팩은 증권사가 주관이 돼 ‘스폰서’ 역할을 하는데 기업공개(IPO)를 통해 스팩을 거래소에 상장시키는 일을 도맡는다. 상장이 되면 그때부터 스팩은 비상장 우량기업들을 물색해 M&A 작업에 나선다. M&A에 주어진 시간은 3년(36개월)으로 만일 이 기간 내에 M&A에 성공하지 못하면 스팩은 자동 해산되고 상장폐지된다.
상장폐지까지 가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M&A에 성공해야 하는데, 스팩을 출시한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자존심 문제도 걸려 있어 설립 1년 남짓한 시점에서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가시적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3년이 넉넉한 것 같지만 주식시장의 특성상 그리 오래 끌어서는 득 될 게 없다”며 “내년 상반기 안에 성과를 못 낸다면 스팩에 관해 이런저런 말들이 난무할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상반기 안에 M&A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지금쯤 물밑작업이 상당히 진척됐어야 가능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M&A의 특성상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뚝딱 해치울 수는 없는 일이어서 아무리 짧게 잡아도 성사까지 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이 합병을 하게 되면 합병법인은 합병평가차익에 대해 법인세를 내야한다. 이를 감면 또는 유예(과세이연) 받으려면 스펙 설립일로부터 1년 후에 합병등기일이 돼야 한다는 점도 내년 상반기 M&A 가능성을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관련 업계 담당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스팩 담당자는 “아마도 그리 되려면 지금 상당히 바쁠 거 아닌가. 또 인수 타켓 컴퍼니가 어디라는 둥 소문도 다 났을 거”라며 “빨리 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신부감을 고르는데 시간에 쫓겨 고를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세제혜택은 부차적인 문제라는 항변이다.
스팩은 상장회사인 까닭에 합병 이사회 결의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야 합병등기일 기재가 가능하고 합병 요건 상장심사에도 약 2개월이 소요돼 지금 시점에서 스팩과 피합병기업간에 M&A가 무르익었다면 합병 성사와 동시에 세제혜택을 받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
스팩을 관장하는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M&A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내부적으로도 알려진 게 없다”며 “시한을 못 박아 놓고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알고보니 알짜주… "실패해도 잃을 건 없다"
설사 스팩이 M&A에 실패하고 상장폐지되더라도 투자자들이 손해 보는 부분은 거의 없어, 현재 공모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스팩주(株)라면 투자해 볼만 하다는 견해도 있다.
스팩주는 그 특성상 위험도가 높아 투자금 대부분을 은행 등에 예치하고 있는데, 대개의 경우 예치율이 95%를 넘는다. 한화 스팩주는 예치율이 100%에 달한다. 물론 예치금에 이자는 당연히 붙는다.
스팩이 상장폐지되면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예치율이 100%라는 것은 투자금을 전부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거기에 은행 정기예금 수준의 이자까지도 함께 받는다. 예치율이 95%라면 투자금의 95%를 돌려받게 되는데, 은행이자가 붙으니 사실상 원금은 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화증권 오주식 책임연구원은 “스팩주에 투자한다는 것은 결국 리스크 없이 콜옵셥을 사는 것과 같다”며 “스팩주가 공모가 아래로 하락했다면 어떻게 보면 기회다. 3년 뒤 스팩이 청산되더라도 투자자가 잃는 것은 없다”고 했다.
또한 스팩의 인수 상대인 피합병기업의 경우 자산가치가 공모자금의 80% 이상은 돼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합병기업이 상장 후 기업가치 몰락 등으로 주가가 급락할 위험도 낮다. 비상장 우량기업을 인수하는 만큼 주가가 오르면 올랐지 떨어질 확률은 낮다는 거다.
오 책임연구원은 “스팩 주가는 사실 옆으로 기는 게 정상이다. 상반기에 급등한 것은 어떻게 보면 비정상적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오히려 프리미엄이 없으니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다. 앞으로 2년 안에 M&A에 성공하면 더 없이 좋고 성공 못 해도 큰 상관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주식시장에서 다시 한 번 스팩주(株)가 돌풍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스팩주(株) 열풍이 ‘대박’을 노린 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에 기인한 것이라면 이제부터는 스팩의 가시적 성과를 예상한 합리적 투자 대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돈도 돈이지만 자존심 걸린 문제
스팩은 M&A만을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서류상 회사)로 국내에는 지난 3월 첫 선을 보였다.
3월 3일 상장된 대우증권스팩1호(정식법인명 : 대우증권그린코리아기업인수목적(주))가 첫 테이프를 끊은 뒤 미래에셋, 현대, 동양, 우리, 신한, 신영, 한화증권이 잇달아 스팩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팩은 증권사가 주관이 돼 ‘스폰서’ 역할을 하는데 기업공개(IPO)를 통해 스팩을 거래소에 상장시키는 일을 도맡는다. 상장이 되면 그때부터 스팩은 비상장 우량기업들을 물색해 M&A 작업에 나선다. M&A에 주어진 시간은 3년(36개월)으로 만일 이 기간 내에 M&A에 성공하지 못하면 스팩은 자동 해산되고 상장폐지된다.
상장폐지까지 가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M&A에 성공해야 하는데, 스팩을 출시한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자존심 문제도 걸려 있어 설립 1년 남짓한 시점에서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가시적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3년이 넉넉한 것 같지만 주식시장의 특성상 그리 오래 끌어서는 득 될 게 없다”며 “내년 상반기 안에 성과를 못 낸다면 스팩에 관해 이런저런 말들이 난무할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상반기 안에 M&A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지금쯤 물밑작업이 상당히 진척됐어야 가능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M&A의 특성상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뚝딱 해치울 수는 없는 일이어서 아무리 짧게 잡아도 성사까지 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이 합병을 하게 되면 합병법인은 합병평가차익에 대해 법인세를 내야한다. 이를 감면 또는 유예(과세이연) 받으려면 스펙 설립일로부터 1년 후에 합병등기일이 돼야 한다는 점도 내년 상반기 M&A 가능성을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관련 업계 담당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스팩 담당자는 “아마도 그리 되려면 지금 상당히 바쁠 거 아닌가. 또 인수 타켓 컴퍼니가 어디라는 둥 소문도 다 났을 거”라며 “빨리 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신부감을 고르는데 시간에 쫓겨 고를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세제혜택은 부차적인 문제라는 항변이다.
스팩은 상장회사인 까닭에 합병 이사회 결의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야 합병등기일 기재가 가능하고 합병 요건 상장심사에도 약 2개월이 소요돼 지금 시점에서 스팩과 피합병기업간에 M&A가 무르익었다면 합병 성사와 동시에 세제혜택을 받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
스팩을 관장하는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M&A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내부적으로도 알려진 게 없다”며 “시한을 못 박아 놓고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알고보니 알짜주… "실패해도 잃을 건 없다"
설사 스팩이 M&A에 실패하고 상장폐지되더라도 투자자들이 손해 보는 부분은 거의 없어, 현재 공모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스팩주(株)라면 투자해 볼만 하다는 견해도 있다.
스팩주는 그 특성상 위험도가 높아 투자금 대부분을 은행 등에 예치하고 있는데, 대개의 경우 예치율이 95%를 넘는다. 한화 스팩주는 예치율이 100%에 달한다. 물론 예치금에 이자는 당연히 붙는다.
스팩이 상장폐지되면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예치율이 100%라는 것은 투자금을 전부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거기에 은행 정기예금 수준의 이자까지도 함께 받는다. 예치율이 95%라면 투자금의 95%를 돌려받게 되는데, 은행이자가 붙으니 사실상 원금은 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화증권 오주식 책임연구원은 “스팩주에 투자한다는 것은 결국 리스크 없이 콜옵셥을 사는 것과 같다”며 “스팩주가 공모가 아래로 하락했다면 어떻게 보면 기회다. 3년 뒤 스팩이 청산되더라도 투자자가 잃는 것은 없다”고 했다.
또한 스팩의 인수 상대인 피합병기업의 경우 자산가치가 공모자금의 80% 이상은 돼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합병기업이 상장 후 기업가치 몰락 등으로 주가가 급락할 위험도 낮다. 비상장 우량기업을 인수하는 만큼 주가가 오르면 올랐지 떨어질 확률은 낮다는 거다.
오 책임연구원은 “스팩 주가는 사실 옆으로 기는 게 정상이다. 상반기에 급등한 것은 어떻게 보면 비정상적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오히려 프리미엄이 없으니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다. 앞으로 2년 안에 M&A에 성공하면 더 없이 좋고 성공 못 해도 큰 상관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