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지난해 초 스마트폰 구입해 쓰고 있는데 아직 할부금이 30만원 남았어요. 사실 요즘 30만원이면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하고도 남을 돈이죠.”기자가 최근 만난 한 통신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 가격을 보면 억울하다. 그도 그럴 것이 80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들여 스마트폰을 샀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직원이 이런데 일반 소비자들은 말할 것도 없다.
요즘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구입 시기에 따라 표정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같은 제품, 같은 요금제를 선택하더라도 시기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탓이다.
단적으로 최근 KT는 아이폰3GS 모델을 반값으로 내렸다. 아이폰이 지난해 11월 출시됐으니 반년 만이다. 아이폰3G 모델은 아예 공짜로 풀리고 있다.
불과 지난달까지만해도 아이폰이 하루에 수천대씩 팔려나갔던 것을 생각하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상실감이 적잖다.
한 소비자는 “할인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말만 믿고 아이폰을 구입했는데, 졸지에 반값이 되니 억울하다”며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구입하는 것이 아니었다”라고 아쉬워했다.
뿐만 아니다. 아이폰 가입자 중에서도 3월 이전 가입자와 이후 가입자들의 반응도 완전히 엇갈린다.
KT의 휴대폰 보험서비스 ‘쇼폰케어’는 4월 약관을 변경해 타 기종 휴대폰 보상을 금지시켰다. 반대로 3월 이전 가입자는 휴대폰 분실, 파손시 최신 기종 스마트폰으로 보상받는 것이 가능해졌다.
즉, 3월 이전 가입자는 분실?파손시 7월 출시되는 아이폰4로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반면 4월 이후 가입자는 현재 사용중인 구형 아이폰으로만 보상받을 수 있다. ‘쇼폰케어’ 가입자끼리도 희비가 엇갈리는 부분이다.
이동통신사의 구입시기 논란은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SK텔레콤의 T옴니아2는 당초 보조금을 통해 70만원 선에서 구입이 가능했지만 KT에서 아이폰이 출시 된 이후 30~40만원 수준으로 가격할인이 된 바 있다. 당시에도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했지만 현실적인 구제 방법은 없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어제 주유소에서 오늘보다 비싸게 기름을 넣었다고 보상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이통사 보조금은 시기와 정책에 따라 매번 변하는데, 비싸게 산 소비자들이 보상을 요구해도 들어줄 수는 없다”고 항변한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구매 시기를 잘 고르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 스마트폰 구입시기를 가늠하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지난 5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스마트폰 보조금이 줄어들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보조금 경쟁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 스마트폰을 구입하자니 신형 스마트폰의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그것도 고민스럽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은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이 주식 사는 것보다 더 힘들다”며 “모델 수명이 극도로 짧아지고 가격 정책이 예고 없이 변하면서 자칫 하한가를 맞기 십상”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러다가 스마트폰 가격 동향을 예측하는 ‘폰 애널리스트’가 생기는 것은 아닌가 싶은 요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