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에게는 너무 낯설기 짝이 없는 말이다.
금융감독원이 쉽게 설명하는 바에 따르면, '펀드 미스터리 쇼핑'이란 감독기구가 펀드판매사들을 방문해 일정기간 동안 감독하며 그들이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또는 내부 문제는 없는지 등을 파악하는 행위를 말한다.
고객을 가장해 매장 직원의 서비스 등을 평가하는 사람을 뜻하는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라는 용어의 동사형을 금융감독업무에 등장시킨 셈이다.
발상의 참신성 여부를 떠나 금융용어를 쉽게 바꿔쓰자고 줄기차게 주장해온 금감원이 오히려 '미스터리 쇼핑'과 같은 애매한 용어를 앞장 서 썼다는 점은 개운치 않다.
'미스터리 쇼핑' 이라는 용어는 '암행감찰' 이라고도 혼용해 쓰이는데 이 역시 쉽게 와 닿는 말은 아니다.
게다가 금감원은 지난 26일 '쉽고 유익한 펀드 운용보고서 정착'을 위해 관련 T/F를 만들어 보다 쉬운 용어로 손질하겠다고 국어사랑 의지를 과시했다. 펀드 운영보고서를 알기 쉽게 잘 펴낸 기관에게는 시상까지 한다고 밝혔다.
디폴트 리스크, 매크로 변수, 듀레이션 등 외래어를 남발하는 기관들의 보고서 발간 행태를 조기에 감독하자는 취지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한다.
정작 금감원 자신은 '미스터리 쇼핑' 이나 '리스크 관리' 등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 등을 보란 듯이 남발하면서 증권사나 은행들에게는 용어를 보다 쉽게 풀어써 알리라는 뜻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금감원을 상대로 '이런 용어는 어떻게 풀어쓸까요?' 라고 물어왔을 때 '이 용어는 이렇게 쓰면 됩니다' 라는 명확한 기준이 아직은 제시돼 있지 않다.
해당 기준을 향후 T/F팀을 통해 만들자는 건데 정작 금감원 스스로가 외래어나 복잡한 금융용어를 더 쉬운 용어로 바꿔쓰자는 생각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남이 어떻게 하느냐 감독 잘하자는 취지를 내세우는 것은 좋다. 이에 앞서 자신들이 모범을 보이는게 순서다.
더구나 금감원은 같은날 배포된 보도자료 중에서 '계좌'라고 순화해 써야하는 일본식 용어 '구좌(口座)'라는 단어를 버젓이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끝전'이라는 북한식 용어도 쓰고 있다.
적절한 우리말 표현을 찾지못하면 최소한 해당 용어의 뜻에 근접한 단어를 쓰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지난 2002년 금감원은 '알기쉬운 금융용어 만들기'라는 취지로 일본식 잔재가 남아있는 금융용어 등을 일일이 정리한 바 있다.
이후 2010년이 된 지금 금감원 차원의 우리말 쓰기 노력이 금감원이 자주 쓰는 표현처럼 상시적으로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매우 의문스러워 보인다.
관련 전담조직 등을 만들어 거창하게 우리말 바로 쓰기 운동을 벌이는 것도 좋지만 자신들의 흠결 역시 치열하게 바로잡으려는 태도가 아쉬운 건 비단 기자만의 생각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