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 대신 제약사간 제휴 선택
[뉴스핌=이유범 기자]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 리베이트 근절법 시행 등으로 국내 제약 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제약사간 M&A가 생존 전략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인수합병으로 인한 시너지가 예상되는 매물이 적어 실제 인수로 이어지는 사례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상위제약사들은 인수보다는 업체간 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 중소형 제약사 인수, 시너지 없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M&A에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고 있는 제약사는 녹십자, SK케미칼 등이다. 녹십자는 제약사 2곳의 M&A를 검토하고 있으며 SK케미칼도 제약사나 바이오업체를 인수하기 위한 접촉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와 달리 매물도 시장에 나와 있는 상황이다. 중소형 제약사는 가족경영 체제로 이뤄져 있어 과거 매각에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리베이트 단속 강화 및 쌍벌제 입법, 약가인하 등 강력한 규제정책을 펼치면서 생존에 위협받자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매출액 300억~400억원대의 중소형 제약사 10여개가 매물이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대형제약사들에게 이들 중소형 제약사들의 인수가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데 있다. 그동안 중소제약사들은 제네릭(복제)약을 생산하고 이를 리베이트를 통한 영업으로 매출을 올려왔는데, 이들이 보유한 제너릭은 대형제약사들 역시 대부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끼리의 M&A는 큰 시너지가 발생하기 힘든 구조"라며 "대부분의 제약사가 제네릭 위주의 성장전략을 취했기 때문에 품목 포트폴리오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인수 시 메리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녹십자의 경우 합성의약품에 취약하지만 섣불리 중소형 제약사를 인수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굳이 매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를 인수해 리스크를 끌어안을 이유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 해결책은 대형 제약사간 제휴
제약사들이 M&A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반해 제약사간 업무제휴는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4월 녹십자와 LG생명과학이 업무제휴를 맺은데 이어, 지난 11일 동아제약이 글로벌 2위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전략적 사업 제휴를 맺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대웅제약이 독일계 제약기업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일반약 영업과 유통을 전담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같은 제약사간 제휴는 인수보다는 리스크가 적고 효율성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녹십자와 LG생명과학간의 제휴는 국내 상위권 제약사간의 첫 업무제휴라는데 의미가 크다.
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제제에 특화돼 있어 타 제약사와 품목이 거의 겹치지 않고 LG생명과학은 R&D능력과 수출에 강점이 있어 높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두 회사는 영업과 유통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업무협력을 연구개발 분야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동아제약과 GSK의 전략적 사업제휴는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업계 1위 제약사를 사업파트너로서 인정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제휴로 동아제약은 GSK의 판매망을 이용할 수 있어 해외 시장 진출이 확대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간 제휴는 리스크를 줄이면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제약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상위권 제약사간 업무제휴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