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삼성전자 독자 플랫폼 바다(bada) 론칭행사.
[뉴스핌=강필성 기자] 삼성전자가 모바일 전략을 새롭게 수립했다. 물론 아이폰발 충격때문이다. 지금껏 단순한 휴대폰 제조업체였다면 이제는 스마트폰 플랫폼을 아우르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나가기로 한 것이다.
과거 삼성전자의 모바일 전략은 주로 피처폰에 집중됐다. 바로 눈 앞에 보이는 피처폰 수익을 제쳐두고 새로운 영역에 몰입할 수가 없었던 현실도 있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의 모바일 영향력도 세계 2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변화의 흐름을 간과한 대가는 컸다. 최근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삼성의 폰 경쟁력에 비상이 걸린 것.
삼성전자가 지난해 10~12월 통신3사에 출시한 스마트폰 옴니아2 시리즈는 애플 아이폰에 못 미친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사실상 완패다. 지난 1/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도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 삼성의 하드웨어적인 스마트폰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유독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배를 마시는 이유로 '소프트웨어 분야'의 취약점을 꼽는다.
사실 지금까지 모바일 시장에서 소프트웨어란 하드웨어의 옵션에 불과했다. 휴대폰 콘텐츠에 대한 주도권을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에서 쥐고 있었고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선에 한해 하청을 주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핵심은 바로 콘텐츠다.
업계 한 전문가는 "스마트폰의 핵심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바로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며 "개인 개발자에게 콘텐츠를 만들어 팔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 이를 통한 소프트웨어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느냐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옴니아2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아이폰보다 CPU 클럭이 더 뛰어나다고 주장했던 것처럼 하드웨어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태도"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4분기는 스마트폰 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던 시기였다. 지난 1/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조 4100억원(39억 달러)으로 애플의 영업이익 40억달러에 못 미쳤다. 매출은 삼성전자가 훨씬 앞섰지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13%에 불과한 반면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41.7%에 달했다.
비즈니스 플랫폼을 거머쥔 스마트폰 사업이 고부가가치 사업이 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 두마리 토끼 전략
삼성전자가 최근 '바다(bada)' 플랫폼을 개발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3 위를 차지한 노키아, RIM, 애플은 모두 독자 OS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마리 토끼'를 쫓는 방향으로 정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멀티플랫폼 전략을 통해 자체 플랫폼인 '바다'와 안드로이드, 윈도우모바일, 리눅스모바일 OS를 동시에 생산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바다', 안드로이드, 윈도우모바일과 기타 OS를 각각 3:5:2의 비율로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곧 '바다'에 힘을 실어주되 안드로이드와 윈도우모바일을 유지하면서 시장 변화의 판도를 읽겠다는 전략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바다가 실패하더라도 안드로이드와 윈도우모바일의 명맥 을 유지하면서 하드웨어 기업으로서의 보험을 들어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연 하드웨어에 강점을 지닌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선방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로서는 이번 전략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업체로 가느냐, 하드웨어만 취급하는 업체로 가느냐의 '기로'에 섰다. 삼성전자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취약했던 소프트웨어 부문의 경쟁력을 얼마나 보강할 수 있는 지가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며 "애당초 경쟁력 있는 스마트폰 OS를 만드는 곳은 구글이나 애플 같은 소프트웨어 노하우를 갖춘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전세계적인 하드웨어 업체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첫 걸음, 모두가 '바다'에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