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호조 따른 금리인상 부담 중화할 듯
- 김중수 총재, '출구전략 국제공조' 허울에서 벗어나야
- 윤증현 장관 '2/4분기 성장률 확인' 발언은 시간벌기용이라는 지적도
- 경기회복세, 글로벌 금융시장 등에 대한 유연한 자세 중요할 듯
[뉴스핌=안보람 이기석 기자] 5월에도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5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장참가자들에게서 이에 대한 불안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4월 중순 1/4분기 GDP가 공개될 때만해도 기준금리가 조기에 인상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리스의 재정위기에서 출발한 유로존의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이 전세계 금융시장에 공포심 자극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해소되기에 이르렀다.
한국은행은 물론 기획재정부 역시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유지하는 시장참가자들을 찾기는 쉽지 않다.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이 지난 5월초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고 인정하면서 "2/4분기 경제성장률을 보고 출구전략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서도 시장에서는 '빠르면 8월경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해석보다는 경기회복세가 빠르다는 것 때문에 '일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임기응변'이라고 풀이하는 모습이다.
◆ 유로존 재정위기 글로벌 금융시장 강타, 김중수 총재 살렸나?
불과 며칠전까지만 해도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가시화되는 경제지표에 금리인상에 대한 걱정을 피할 수 없었다.
시장에서는 '6월 금리인상설'이 돌기도 할 정도로 금리인상의 당위성을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금리동결을 할 이유가 어느 하나 제대로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국내경제의 회복세를 인정하면서도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금리인상 시기상조론을 외쳤던 한국은행이 코너에 몰리는 듯한 모습도 연출됐다.
특히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는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출구전략의 국제공조'를 강조했으나, 지난 4월 하순 워싱턴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국제공조'가 실질적으로 파기되면서 김 총재의 입지가 좁아졌다.
심지어 IMF는 우리나라의 경기회복세가 강하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 김중수 총재의 국제감각이 제대로 된 것이냐는 의구심마저 불러왔다.
이에 따라 시장참가자들은 '이제 금리인상에 대비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다시 시작했다.
물론 당장 금리인상을 고민하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적어도 5월 금통위는 다소 강경한(hawkish) 입장을 보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려운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주 다소 잠잠해진 듯했던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불거졌다. 이에 따라 5월 금통위에 대한 걱정은 말끔히 정리되는 모습이다.
금리동결의 허울이 됐던 대외정책의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지며 제2의 리먼사태 발행 가능성까지도 점쳐지면서 금리동결에 명분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명분론에서 위기에 몰렸던 김중수 총재를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재정부 윤증현 장관은 '저금리의 폐해'를 언급하고, 2/4분기 경제성장률이 확인되는 때로 금리인상의 시점을 앞당겨 놓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탄력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출구전략의 주체가 돼야 할 중앙은행의 김중수 총재는 '국제공조' 혹은 '민간부문의 자생력 회복'만을 반복, '선제적 조치'를 주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정부 추종적' 또는 '경직된 뒷북형' 자세만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 등 펀더멘탈의 변화와 국제적 변화를 먼저 수용하고 이를 국내 정책에 유연하게 발휘하는 임무를 누가 제대로 수용하느냐는 측면에서 김중수 총재, 금통위원, 그리고 중앙은행으로서 한국은행에 대한 시장이나 국민의 신뢰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물론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대량 금융지원 소식으로 그리스의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은 빠르게 진정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또다시 경기회복의 가시화로 옮겨지는 듯한 상황도 연출된다.
다만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은 상황에서 5월 금통위가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남유럽사태가 단기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닌 만큼 금리인상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상반기 인상 얘기도 있었지만 금통위의 의사결정은 더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의 정선태 선임연구위원 역시 "유럽문제가 당장 크게 벌어진 문제는 아닌 듯하지만 쉽게 해결될 문제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금통위가 보수적인 자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경기회복은 기정사실이지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쓸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고용이 만족할 만큼 나아지지 않았고, GDP갭이 여전히 디플레이션 상황이라 경기부양을 조금더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국내 기준금리 인상, 2/4분기 확인한 후에도 가능할까?
이런 가운데 향후 기준금리 인상시점에 대한 전망도 여전히 엇갈리는 모습이다.
윤증현 장관이 올 2/4분기 경기성장률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던 데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이를 말 그대로 해석해 2/4분기 성장률이 확인되는 3/4분기 중후반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윤 장관의 발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여전히 금리인상은 내년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꺾이지 않고 있다.
전효찬 연구원은 "장관이 말한 것은 2/4분기 회복정도로 금리인상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보다 하반기에 경기회복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방점이 찍힌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4분기 성장률이 높았기 때문에 2/4분기에 그보다 낮더라도 하락세라고 말하긴 어렵다"며 "단순히 회복세가 둔화되는 것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그 둔화의 정도인 셈이다.
전 연구원은 "1/4분기 보다 둔화세가 심하다고 하면 생각보다 연기될 것이고, 비슷하게 가든지 예상만큼 크지 않다고 하면 하반기 인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그는 "불안요소를 감안하고 2/4분기를 겪었을 때 우리경제가 예상대로 간다면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예상보다 경기가 나쁘지 않다고 하면 회복세 지속된단 얘기"라고 강조했다.
전 연구원은 또 "여기에 하반기 물가나 유동성 문제 고려해야 할 경우 금리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난 4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출구전략을 국가별로 차등화 할 필요있다는 얘기가 나온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민간경제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윤 장관의 발언에 대해 "1/4분기 경기가 워낙 잘나와서 금리인상 논란 커지니까 이를 막기 위한 의례적 멘트"라고 풀이했다.
2/4분기는 1/4분기에 비해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윤 장관이 '저금리 역풍'을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한 멘트로 보인다"며 "정상적인 중앙은행 정책이었다면 2/4분기부터 금리를 조금씩 올리는 게 맞지만 지금은 저금리가 조금더 갈 듯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가능한 기준금리 밴드가 있다고 하면 레벨의 하단으로 금리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듯하다"며 "다른 부담이 있어도 성장을 유지하는 쪽으로 갈 것 같아 9월이나 10월 정도에 금리인상이 단행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최석원 채권분석파트장은 "정부 입장에서 정책금리 인상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할 수 있으면 해도 된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석원 파트장은 "정부는 경기호조가 시그널이 되서 경제불안정성을 키울수 있다는 점을 더 중요하게 보고 여기서 벗어나는 게 이중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생각한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2/4분기 결과를 보고 스탠스를 수정을 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재정부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번 유럽사태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조금 물러났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여전히 금리인상의 시점이 내년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분명 경제상황이 좋아지고 있고 이를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긴 하다"면서도 "통화정책 방향에서나 정책적으로 출구로 향하는 모습은 차츰 나타나겠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은 내년으로 미뤄질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G20의장국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정부의 압박감이 대단해 보인다"며 "성장을 최대한 유지하는 정책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의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중국을 중심으로 이머징 아시아가 글로벌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인플레가 10년 상반기까지는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화 절상과 같은 정책조합(Policy-mix)를 통해 저금리 기조를 좀 더 유지해 내수 부양에 힘쓸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은 2010년 1/4분기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어 그는 "2/4분기 경제성장을 보겠다는 발언은 윤증현 장관이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저효과를 다 따져봐도 2/4분기 서프라이즈는 쉽지 않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또 "선진국 경기도 2/4분기에 고점일 듯하고 남유럽 불안이 좋은 구실을 만들어 준 측면도 있다"며 "일단 스탠스에 대한 조급함이 사라진 듯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