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우즈베키스탄의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를 주관하는 ADB를 비롯해 아세안+재무장관들, 그리고 국제통화기금(IMF)까지 아시아지역의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아시아지역으로 급격히 자본이 유입되고 있다고 한결같이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아세안+한중일 3개국의 재무장관회의가 열리는 중간에 중국이 전격적으로 은행들에 부과하는 지급준비율을 50bp 인상하기로 전격 발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마련된 미디어센터(Media Center)를 비롯한 곳곳의 회의장 주변의 언론인을 비롯해 이번 회의에 참석한 세계인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재무장관격인 세 쉬런(Xie Xuren) 재무부장이 참석한 아세안+3개국 재무장관 회의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는 온통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으며, 한국의 윤증현 장관 역시 오는 10월 G20 서울정상회의에서 자본유출입 문제가 의제가 될 것이라는 말을 보탰다.
◆ 중국 지급준비율 세 번째 전격 인상, 아시아 출구전략 본격 점화
2일 아세안(ASEAN)+한중일 등 13개국 재무장관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아시아 경제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아시아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세계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하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어 “세계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각국이 거시경제 안전성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각국 상황에 맞게 적절한 출구전략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여전히 글로벌 경제의 재정건전성, 자본 유출입의 불안정성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중국의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웹사이트에 게재한 보도자료를 통해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을 현재보다 50bp 인상, 오는 10일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은 올해 들어 세 번째이며, 이에 따라 중국의 지준율은 17%로 높아지게 됐다. 이번 조치로 중국당국은 약 3000억 위안의 시중자금이 회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IMF 이종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즈베키스탄의 타블로이드판 《Emerging Markets》지(誌)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이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할 때”라며 “정책가들은 아시아지역의 경제회복을 견조하게 이끌어 왔던 재정정책을 더욱 신중하게 펴야한다”고 권고했다.
이종화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위기 전에 “가격안정성에 초점을 둔 신중한 통화정책을 펴면서 명성을 얻게 됐다”고 평가하면서 ‘통화긴축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지역이 재정 및 통화 확대정책으로 수출과 소비 증가가 이뤄지고 생산이 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됐으나, 저금리와 대규모 재정지출에 따라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는 동시에 급격한 자본유입이 이뤄짐에 따라 향후 경제가 과열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화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지역 정부들은 직접 투자, 세금 감면, 기타 경기부양 조치를 통해 9,5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자국 경제에 투입한 바 있다면서, 그렇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이제 향후 잠재된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재정 여력을 축적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이치방크의 마이클 스펜서 아시아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merging Markets》와 인터뷰에서 “아시아국가들은 금리를 올리는 데는 매우 신중하게, 천천히 해 왔다”며 “이에 따라 우리가 지난 수년간 봐왔던 강력한 성장세가 지난 4분기 동안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에 대해 정상적인 수준보다 훨씬 더 늦게 조치를 취했다”며 “한국은 이제 정책금리를 1%포인트 올리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가 이 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한국금융연구원의 김태준 원장은 제43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리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1/4분기 경제성장률이 7.8%나 나왔다”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는 빨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기존 4.4%에서 5.8%로 무려 1.2%포인트나 대폭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내수도 개선될 것이라는 게 전망의 근거이다.
김태준 원장은 “지난 1/4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7.8%에 달하는 등 경기회복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준금리인상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재강조했다.
◆ 아시아지역 급격 자본유입, 자산버블 심대한 도전 봉착
또 ADB 산하로 1997년 설립된 ADB Institute의 마사히로 가와이(Masahiro Kwai) 헤드도 우즈베키스탄《Emerging Markets》지와 인터뷰에서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수년래 자본유입이 급격히 유입될 것”이라며 “이는 자산버블 리스크를 증대시킴에 향후 아시아지역은 심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시아지역이 급속한 경제회복세를 이루고 있으며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과는 달리 아시아정부들의 부채가 낮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안전투자처로 부상되고 있는 반면, 미국이나 유럽은 사상 초유의 저금리를 유지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아시아로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와이 헤드는 “아시아 정책결정자들은 국내 금융부문의 해외부채와 해외통화 위험노출 수준 뿐만 아니라, 자국 내 외국금융회사들의 대출관행이나 채무 상태에 대해 모티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아시아 금융당국은 상장 및 비상장사들의 해외부채와 관련된 파생상품거래 등을 명확히 드러내고 보고하게 하는 브라질 당국의 선례를 따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를 통해 정책결정자들이 국내 기업들의 시스템 리스크(Systemic Risk)를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 정부는 작년부터 해외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및 채권 투자에 대해 2%의 자본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해외자본의 투기적 유입과 자국 통화강세를 제어하고 있다.
가와이 헤드는 지난 2006년 12월 태국의 자본통제 때 주가 급락 등이 촉발됐던 것과는 상반되게 브라질의 자본세 도입에 대해서는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왔다며, “아시아 국가들은 브라질의 조치가 성공했다는 것을 명확히 알아야 하며, 어떻게 자국에 도입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와이는 “단기적으로 자본통제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정책결정자들은 장기적으로는 국내저축을 늘리기 위해서 자본자유화를 취해야만 한다”며 “역외 무역결제 목적을 위해서라도 지역 통화가 활용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IMF 자본통제에 대한 ‘행동양식’ 제출해야
한편 스탠다드 챠타드의 제랄드 리용(Gerald Lyon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와 중국 등 규모가 좀더 큰 나라들은 시장을 섬뜩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자본통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IMF가 자본통제에 대해 큰 인내심을 요구할 정도로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언제 자본통제를 해야할 것인가, 어떤 통제 유형이 적용돼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IMF와 ADB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자본유입 유형에 맞춰 ‘목적타용’ 통제를 할 수 있도록 ‘행동양식’(a code of practice)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금융기구(IIF) 역시 향후 수년래 아시아 신흥국들로 민간자본이 급격히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IIF는 지난 2008년 아시아지역으로 순민간자본이 1710억달러가 유입됐으며 2009년에는 1910억달러로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