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미국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영국 언론을 통해 공개된 IMF의 G20 관련 브리핑 자료를 인용, IMF가 "은행의 주주나 채권자, 경영진들은 좋은 시절의 수익을 즐기도록 하면서 위기상황에서는 납세자들에게 은행의 부실을 지원하도록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는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장기적 성장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IMF는 특히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금융안정기여세(FSC)'를 부과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는 은행들의 전체 부채 규모에서 자본과 보증된 채무를 제외한 부채에 대해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 세금은 국가별로 GDP의 약 2%~4%를 거둬들여 총 1조~2조 달러의 기금을 마련하게 된다.
최초의 FSC 세금은 수수료 형태로 모든 금융기관들이 일정 비율에 따라 부담하게 되지만 향후에는 금융기관의 위험도 등을 반영해서 부담금이 조정될 수 있다고 한다.
IMF는 또 은행들이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금융활동세(FAT)'도 제안했다. 이를 통해 각국 정부가 금융위기 대응책을 마련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IMF는 FAT가 금융권의 잉여수익에 대한 세금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FAT는 금융업종의 규모를 줄여 위기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특히 FAT는 금융업종의 무분별한 확대를 부분적으로 차단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고 IMF는 설명했다.
이같은 내용은 영국 BBC가 확보한 IMF의 브리핑 자료에 따른 것으로 이는 미국과 유럽에서 큰 논란이 될 전망이다.
프랑스는 IMF의 완전한 보고서가 나온 뒤 은행세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 밝혔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이에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영국은 이미 이같은 금융세 도입을 촉구하고 있던 터라 이번 IMF 자료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은 "은행들이 사회에 대한 더 많은 기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IMF가 은행권에 대한 세금 형태를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이번 주 금요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담과 IMF 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은 가장 중요한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어떻게든 각국의 입장차가 정리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오는 6월 G20 총회 개최국인 캐나다는 어떠한 형태의 은행세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IMF의 은행세 관련자료는 G20 정상회의에서 보고되기 이전의 잠정 보고서인 셈이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IMF가 제시한 것보다는 완화된 수준의 은행세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행정부는 은행들에게 구제금융 비용 가운데 900억달러를 청구할 계획이며, 또한 자산 500억달러 이상인 은행들에게 부채의 0.15%를 출연금으로 부과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의 크리스토퍼 도드 위원장은 이와는 다른 입장이다. 현재까지 상원 안은 금융권에서 500억달러 만을 거둔다는 입장이다.
이번 IMF의 제안은 다양한 정치 경제적 상황을 맞고 있는 국가들에게 어떠한 형태로 은행세를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해 조언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특히 IMF는 특별한 세금 관리기구를 두지 않고 국가별로 거둬 금융위기를 대비하는 데 사용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IMF는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이를 사용하라고 경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이같은 세금에 대해 금융권의 원활한 자금조달 시스템을 방해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고 있다. 특히 은행들의 파산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갖출 경우 은행권이 더욱 리스크 투자를 하게될 것을 경고한다. 또한 이같은 재원이 마련돼 있다면 은행들은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이같은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IMF는 주주와 채권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경영진이 교체되는 상황이 발생하지더라도 쓰러진 은행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반면 과거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제경제 담당 관료를 지낸 바 있는 다니엘 프라이스는 IMF가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세금의 목적을 기금을 마련해 다시 미래에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설정한다는 것은 상당히 본질적 기능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정상적인 활동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은 금융산업을 위축시키고 결국 은행권과 경영진을 처벌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IMF는 또한 금융거래세에 대해서도 검토했으나 이를 추천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IMF는 금융거래에 대한 세금부과는 금융산업 안정의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며, 이는 금융기관이 아닌 금융소비자들에 대한 과세가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